가톨릭대 4학년 신학생들, 환경·농촌 사목 현장 체험
“사회사목 현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공감”
월성핵발전소·밀양·내성천 등
7월 1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후문 앞 백남기 농민 쾌유기원 농성장을 찾은 가톨릭대 신학대학 4학년 학생들이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농민 문제, 환경과 생태 문제는 정의의 문제와 직결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본당 사목의 소임을 맡더라도, 사회사목 현장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직접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제직을 준비하는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4학년 학생들이 6월 28일부터 7월 1일까지 나흘 동안 월성핵발전소, 밀양, 내성천, 안동 쌍호공동체, 여주 이포보 일대 등 환경과 농촌 사목 현장을 찾았다. 마지막 일정으로 백남기 농민 쾌유기원 농성장을 방문한 신학생들은 불의한 사회 현실을 직접 대면하면서, 하느님의 ‘정의’를 묵상했다.
김강용(프란치스코) 신학생은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라’(아모스 5,24)는 성경 구절을 떠올렸다”면서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아는 것을 넘어서 관심을 갖고 직접 정의가 실현되도록 참여하는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총 26명의 사회사목연수 참가 신학생들은 각자 관심 분야에 따라 노동, 사회교정, 사회복지, 이주민, 경찰, 빈민 등 사회사목 각 분야 현장을 체험했다. 그 중 이들 6명은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첨예한 사회적 이슈들을 품고 있는 환경과 농민사목 현장을 택했다.
노동준(안토니오) 신학생은 “월성 핵발전소 현장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 “주민들이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고통과 불안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짜 세상은 스마트폰 속에 있지 않고 직접 농민들의 얼굴을 직접 대하고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알 수 있다”고 밝히고 “우리가 보고 들은 불의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김정준(라우렌시오) 신학생은 “환경오염은 단순히 자연 환경의 문제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과 직결된다는 것을 느꼈다”며 “예컨대, 핵발전소 문제만 해도 방사능 유출과 오염된 물로 인한 고통, 내 땅을 빼앗긴 사람들의 억울함 등 사람들의 삶과 직결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의한 사회 현실에 대한 무관심에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사회 문제에 대한 교회의 발언과 입장 표명, 정의 평화 활동에 대해 교회 안에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시선도 없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하고, “관심과 참여의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제가 되어서, 내 눈 앞의 신자들의 영성 생활에만 집중하는 것은 가난한 이들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공권력과 시장 논리 등 개인이 넘어설 수 없는 벽들 앞에 선 사람들을 모른 척 하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모른 척 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일정을 함께한 맹주형 사무국장(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은 “신학생들이 사회사목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며 “어떤 사목현장에서 사제생활을 하든지 이번 연수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광진 신부(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부위원장) 역시 “이번 사목연수를 통해 신학생들이 우리나라의 농촌 현실, 생태계 파괴의 현장에 얼마나 많은 고통과 불의가 있는지 알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