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판공성사 참여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판공성사를 의무가 아닌 은총으로 여기는 자세가 필요하다.
교구의 판공성사 참여율은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
교구 통계에 따르면 2010년 38.1%였던 참여율은 2011년 37.5%, 2012년 37.2%에 머물다 2013년에는 35.9%까지 급격하게 떨어졌다.
전국 판공성사 참여율 32.9%에 비하면 높은 수치이기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판공성사 참여율 감소는 전국적 추세다. 참여율 감소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판공성사 참여를 단순한 종교적 의무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교회의는 지난해 춘계 정기총회를 통해 성서에 대한 충분한 교리교육 부족과 사제와 신자 태도의 미흡함이 성사의 형식화를 초래했고, 결과적으로 성사를 멀리하는 결과를 가져왔음을 성찰했다.
판공성사는 신앙생활의 무거운 의무가 아닌 부활과 성탄의 은총을 충만히 받기 위한 한국교회 고유의 전통이다.
판공은 ‘공로를 헤아려 판단한다(判功)’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신앙선조들은 모진 박해와 사제 부족으로 사제를 만나는 날, 즉 성사에 참여할 수 있는 날이 1년 중 한 번 꼴이었다. 사제들은 신자들의 교리교육과 신앙생활을 확인하고 성사를 거행했다.
신앙의 자유가 찾아온 후에도 공소 신자들은 판공성사를 명절처럼 여기고, 깨끗한 옷을 입고 농사도 쉬면서 판공성사에 참여했다. 이런 전통이 지금의 부활·성탄 판공으로 이어진 것이다.
교구는 주교회의 ‘공동 사목 방안에 따라 신자들이 고해성사를 무거운 의무로 여기지 않도록 돕고 있다. ’
교구는 부활판공성사를 받지 못한 신자들이 일 년 중 다른 때 고해성사를 받았다면 판공성사를 받은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성사 참여로 영적 유익을 열도록 이끌고자 하는 것이다.
다만 한국교회만의 신앙 전통인 판공성사가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돕길 바라며 교구 내 모든 본당에서 부활판공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교구는 ‘판공 고해성사에 대한 교구 지침’을 공지해 본당에서 고해성사의 올바른 의미를 재교육하고, 면담식 고해성사를 원하는 신자를 위한 장소를 배려할 수 있도록 권고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