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특집] 그리스도인의 휴가 - 참여형 기부
사랑 담아 한 땀 한 땀… 쉬면서 자비 실천
입양아 위한 애착인형 만들기 등 누구나 쉽게 참여 가능한 캠페인
무연고 아동 돕는 베이비키트
너도나도 산으로 바다로 휴가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휴가계획이 없는 이들도 많다. 통계청이 15~60세 남녀를 대상으로 한 조사(2014)에 따르면 국민 3명 중 1명은 ‘여름휴가를 가지 않는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먼 곳으로 떠나지 않더라도 누구나 집에서 충분히 휴가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집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텔레비전 앞에서 의미 없이 시간을 흘려보내기 십상이다. ‘자비의 희년’을 보내고 있는 이 때, 집에서 쉬면서 하느님 자비도 실천하는 여름휴가를 선택하면 어떨까.
집안에서 편안히, 게다가 남녀노소 누구든 할 수 있는 손쉬운 ‘참여형 기부 프로젝트’에 눈길을 돌려보자. 참여형 기부는 단순히 금전적 기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기 등의 손품을 팔아 이웃들 특히 어린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캠페인성 프로젝트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품다’ 캠페인 참여자가 아기를 위한 딸랑이 인형을 만들고 있다.
(사)홀트아동복지회 ‘디어패밀리박스’는 입양될 아기 혹은 미혼모 가정 아이들에게 ‘애착인형’을 만들어주는 참여형 캠페인이다. ‘애착인형’은 아이가 위탁 가정 혹은 시설에서 새로운 가정으로 갈 때 잘 적응하기 위해 갖고 있었던 것 중 익숙하고 친근하게 느낄 수 있는 물건이 필요하다는 것에 착안해 시작됐다. 동참하기 위해선 우선 인터넷을 통해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 신청 후 3일 정도면 인형 도안과 바느질에 필요한 키트, 나눔카드, 나눔증서가 집으로 배송된다.
손바느질을 부담스러워할 필요는 없다. 처음 해보는 이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상세한 설명을 담은 안내서가 동봉돼 있다. 누구든 2~3시간 정도면 완성할 수 있다.
‘디어패밀리박스’ 수익금은 위탁가정 아이들의 식비, 분유비, 기저귀, 의류에 지원되거나 미혼모 가정의 양육 기금으로 쓰인다.
홀트아동복지회 ‘디어패밀리박스’ 캠페인을 통해 제작된 애착인형과 참여자가 쓴 편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홈페이지를 통해서는 ‘품다’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재단에서 정기후원 또는 일시후원을 하면 속싸개, 턱받이, 딸랑이인형, 꼭지모자 중 하나가 담긴 베이비키트가 무작위로 배송된다. 아기 턱받이 정도는 서툰 바느질 솜씨로도 쉽게 만들 수 있다. 바늘 잡는 것조차 서툰 남성들도 2시간에서 넉넉잡아 3시간이면 충분히 완성시킬 수 있을 정도다. 함께 동봉된 나눔 증서를 기념으로 갖고, 나눔 카드를 써서 보내면 마음이 더욱 뿌듯해진다. 완성된 제품은 택배서비스를 이용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보내면 된다. 본인이 갖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품다’는 ‘무연고의 아동을 세상이 품어준다’는 의미의 캠페인이다. 개개인이 만들어 보내준 베이비키트는 아동복지시설에 제공된다. 후원금은 주로 무연고 아동들의 치료비와 시설 입소 아동들의 생계비로 지원된다. 낙후된 아동 양육 시설 개보수와 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사용된다. 또 18세 이후 시설에서 나가는 아이들의 자립 지원 등에 쓰인다.
바느질을 한다고 해서 ‘여자들만의 휴가가 아닌가’라는 생각은 떨쳐버려도 좋을 듯하다.
홀트아동복지회 관계자에 따르면 “참여형 기부에는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특히 아버지 층의 참여가 많다”고 밝혔다. 또 두 종류의 기부 모두 “봉사활동으로 인정돼 개인뿐만 아니라 단체가 참여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남녀노소 누구나 바느질을 통해 잠시 혼잡한 일상에서 떠나, 타인과 나의 마음을 위로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소외된 이웃들, 특히 아기들이 하느님 사랑을 듬뿍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보내는 여름 휴가의 마지막은 묵주기도로 마무리해도 좋겠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누리는 또 다른 ‘쉼’이다.
※참여형 기부 프로젝트
홀트아동복지회 ‘디어패밀리박스’ 02-331-7142~5 www.holt.or.kr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품다’ 02-775-9122 campaign.childfund.or.kr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T캠페인’ 1544-9595 hopet.relief.or.kr
한코리아 ‘세상을 바꾸는 착한 장난감 캠페인’ 02-811-0999 www.hankorea.or.kr
최유주 수습기자 bright_ju@catimes.kr
이윤아 수습기자 ah650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