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미국 인디애나주 테레 호트에 위치한 성 요셉 가르멜 수도원에서 맨발의 가르멜 수녀회 소속 수녀들이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다. 【CNS 자료사진】
【바티칸 CNS】 프란치스코 교황이 여자 관상수도회 소속 수녀들의 생활과 소명에 관한 새로운 훈령을 발표했다.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인 7월 22일 공포된 새 훈령은 교회와 사회 안에서의 사명 쇄신을 위한 수녀 양성과 자산운영, 기도생활, 권위와 자율성에 관한 규정 등을 골자로 한다.
「하느님의 얼굴」(Vultum Dei Quaerere)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번 훈령 내용은 기본적으로 여자 관상수도회 생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38쪽 분량의 이 훈령은 14개 항목에 걸쳐 수도원 안의 생활과 관할권 등에 대한 다양한 지침을 다룬다. 특히 훈령에서는 각각의 수도원이 특정 수도회에 소속되어야 함을 명시했다. 이는 수도회가 회원 양성과 수도원 자산 관리, 수도자 배치 등을 쉽게 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정 수도회 소속을 원치 않는 수도원은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전체적으로 새 훈령은 축성생활의 12개 측면에 대한 기준을 제시한다. 즉 양성과 기도, 복음, 성찬례와 화해, 공동체 안에서의 친교, 자율권, 연합체, 수도원, 노동, 침묵, 미디어, 금욕에 대한 새로운 훈령 제시로 쇄신을 요구한 것이다.
교황청 봉헌생활회와 사도생활단 성(이하 수도회성)은 현재 「하느님의 얼굴」을 1999년 공포된 관상 수도회의 자치와 봉쇄에 관한 훈령 「말씀의 신부」(Verbi Sponsa)에 대체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에 모든 여자 관상 수도회는 새 훈령에 따라 수도회의 정관을 수정하거나 갱신해 교황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수도회성 차관 호세 로드리게스 카르발로 대주교는 “새로운 훈령은 66년 전 반포된 「그리스도의 신부」(Sponsa Christi)에서 나타나는 여러 교회법적 틈새를 메우기 위해 마련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훈령을 발표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관상수도회 수도자들이 삶을 바쳐 그리스도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예언직을 수행하고 있음을 치하했다. 교황은 또한 “교회와 인류는 이들의 기도와 자기희생, 복음적 증거활동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관상 수도자들이 “등대와 같이 한밤중에 여행하는 우리들에게 방향을 제시한다”면서 바로 우리에게 새로운 새벽과 진실, 그리스도의 삶으로 인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부활 새벽 마리아 막달레나처럼 ‘주님을 보았다’라고 우리에게 일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