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째 빵 나눔을 이어가고 있는 이화숙씨가 매장에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기부는 남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먹을 것도 쪼개서 나누는 것 같아요. 나눔의 기쁨에 빵을 볼 때마다 행복합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있는 빵’인 예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에게 ‘빵’은 그 자체로 나눔의 상징이다. 이 빵으로 15년째 나눔을 실천해온 이가 있다. 바로 장애인·이주민·재소자 등을 위해 빵을 나누고 있는 이화숙(신티아·51·수원 망포동본당)씨다.
“제과점을 운영하면서 좋았던 것은 그날 팔지 못한 빵은 나눌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제과점을 운영하기 시작한 이씨는 매일, 판매하고 남은 빵을 인근 장애인시설에 전했다. 통상적으로 제과점의 남은 빵은 푸드뱅크를 통해 복지시설 등에 보내곤 하지만,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던 이씨는 이왕이면 교회에서 운영하는 시설에 보내고자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늘 빵이 남았던 것은 아니다. 빵이 모두 판매된 날에는 남은 빵을 받으러온 봉사자가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때 봉사자의 아쉬운 표정과 “시설의 친구들이 빵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는 봉사자의 말이 이씨의 마음에 크게 울렸다.
이씨는 “‘남는 것만 주는 것이 기부가 아니구나’하고 느껴 마음이 아팠다”면서 “나눔에도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때부터 이씨는 장애인시설에 보내기 위한 빵을 추가로 굽기 시작했다. 또 이주사목위원회 봉사자들이 이주민들과 정기모임을 할 때나 교정사목 봉사자들이 교도소를 방문할 때도 빵을 전달했다. 그렇게 전달하는 빵은 해마다 1300만 원 상당이다.
이씨는 빵 이외에도 쌀을 구매해 시설에 전하는 등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감사의 의미로 여러 시설·단체에서 감사패 등을 전해오기도 했다.
이씨는 “소소한 기부를 꾸준히 하려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가게에 걸어놓을 수 있는 패를 주셨지만 부끄러워서 걸어놓지는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이렇게 오래 제과점을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나누는 기쁨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나눔의 기쁨을 생각했어요.”
제과점을 운영하면서 나눔을 실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휴일도 없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매달려야 했고, 인근 제과점과의 경쟁으로 매출이 반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몸에 병이 나서 병원에 입원한 적도 있다. 이씨는 그런 어려움들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나눔’ 덕분이라고 말한다.
이씨는 “제가 스스로 일한 것으로 나누는 것이 행복하다”면서 “이 일을 포기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다음 달부터 매장을 넓은 곳으로 옮겨 카페형 제과점을 운영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씨에겐 더 큰 이익이 목표가 아니다. 이 기회를 통해 “더 베풀고 살게 해달라”는 것이 하느님을 향한 이씨의 청원이다.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꾸준히 나누면서 사는 것이 소원이에요. 제가 이렇게 나누면서 살 수 있도록 허락해주신 하느님께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