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박! 인어뿌알? (Chibak! Yin apuol? 안녕하세요) 저희는 남수단 쉐벳으로 선교 실습 차 파견 온 김영철(요한사도), 나광선(비오) 신학생입니다. 한국을 떠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7월의 끝자락에 머나먼 아프리카에서 인사드릴 수 있게 되어 참으로 기쁘고 한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합니다.
연일 찜통 더위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한국의 날씨 탓에 ‘더위’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아프리카는 오죽하겠냐며 많은 분들이 저희 안부를 걱정해주고 계시지만, 비가 내린 후 불어오는 서늘한 바람을 온 몸으로 마주할 때면 ‘이곳이 내가 생각하던 아프리카가 맞나?’ 하면서 함께 웃음 짓곤 합니다. 물론 건기 때에는 매우 덥고 지금도 한낮의 태양은 뜨겁게 느껴지지만, 축복받은 시기에 아프리카로 피서왔다면서 저희를 반갑게 맞이해주신 신부님과 봉사자들, 현지 이웃 주민들의 도움과 무엇보다도 주님의 이끄심 속에서 은총의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곳에서 저희에게 주어진 첫번째 미션은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소성당과 학교 교실, 그리고 의료시설 건설 현장에 투입되는 것이었습니다. 손에 익지 않은 일을 하느라 실수 연발! 흙먼지와 땀으로 범벅이 된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 오히려 방해가 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일하고 있지만 마음만은 행복합니다. 처음엔 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에서 칠판 하나를 세워놓고 수업하는 모습이 그저 아름답게만 보여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지만, 이 나라의 희망인 아이들이 흙먼지와 비를 피해 아늑한 교실에서 공부하게 될 그날을 떠올리면 저희도 모르게 힘이 나기 때문입니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그저 ‘위험한 곳’이라고만 생각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가까이 마주 대한 사람들은 어린이의 순수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물론 문화적인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 멀리서 온 ‘하얀’ 사람들인 저희에게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네고 손을 흔들고 함께 찍은 사진에서 자기 모습을 찾는 것만으로도 환한 웃음을 짓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말은 잘 통하지 않아도 일터로 향하는 길에 “존! 비오! 파워 굿?” 하면서 엄지 손가락을 치켜드는 이들의 관심과 사랑에서 하느님 나라에 딱 어울리는 어린아이의 순수함을 발견하곤 합니다.
물론 우리 눈으로 바라보았을 때 이곳의 상황은 열악하기만 합니다. 찢어진 노트에 빼곡히 쓰인 글씨와 간이 의자 뿐인 야외 교실이, 우물에서 끝없이 물을 길어 나르는 여인들의 고된 하루가, 나아가서는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자신의 욕심을 우선으로 하는 일부 지도층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순수한 마음과 눈빛에서 많은 것을 누린다고 착각하는 우리들이 잊어버린, 혹은 잃어버린 하느님을 바라봅니다. 어쩌면 이들은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소중한 것을 간직하고 살아가는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물질적인 그 어떤 것보다도 먼저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들이 주님께서 주신 티 없는 마음을 간직하고 살아갈 수 있도록 이들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사실 하늘 나라는 이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마태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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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요한사도)·나광선(비오) 신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