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4일 아시시의 천사들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포르치운쿨라에서 기도하고 있다. 【CNS】
【바티칸 CNS】 ‘아시시의 용서’(Pardon of Asisi) 800주년을 맞이해 아시시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하느님의 용서를 경험하고 타인을 용서하는 법을 배우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8월 4일 오후 아시시에 있는 천사들의 성모 마리아 대성당을 방문했다. 교황은 이날 대성당 내 작은 경당인 포르치운쿨라에 장미꽃 다발을 봉헌하고 10여 분간 기도했다. 특히 이 자리에 모인 신자들에게 고해성사와 용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교황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분노에 빠져 서로 미워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가 용서할 줄 모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사람들은 분노와 증오로 평온과 평화의 기쁨을 찾지 못하고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삶도 망가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용서는 천국으로 통하는 지름길’이라고 가르쳤음을 상기시킨 교황은 “용서는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아주 큰 선물로 이를 통해 우리는 아버지의 자비를 만나게 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날 마태오 복음서 ‘매정한 종의 비유’를 예로 들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주님께 다시는 되갚지 못할 빚을 지고 있는 것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해소에서 사제 앞에서 무릎을 꿇으면 주님께서는 이 종처럼 언제나 우리를 용서하신다”면서 “문제는 우리가 우리의 형제자매를 대하는 태도”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우리는 남에게 빚을 졌을 때는 자비를 구하지만, 남이 우리에게 빚을 졌을 때는 정의와 처벌을 요구한다”면서 “이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양식이 아니며,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용서하는 법을 알려주셨듯이 우리는 계속해서 용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성 프란치스코의 ‘아시시의 용서(Pardon of Assisi)’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은 “올해와 같은 자비의 희년을 통해 용서가 교회와 세상을 쇄신시킬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이 더욱 분명해졌다”면서 “오늘날의 세상에 자비를 증거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일”이라고 덧붙였다.
교황의 이번 아시시 방문은 ‘아시시의 용서’ 8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이뤄졌다.
‘작은 몫’을 뜻하는 포르치운쿨라는 원래 버려진 경당이었지만, 프란치스코 성인이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이 경당을 다시 세우고 프란치스코회 공동체를 설립했다. 호노리오 3세 교황은 1216년 8월 2일 포르치운쿨라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전대사를 베풀도록 허락한 바 있다.
한편 교황은 이날 연설을 마치고 동행한 주교들과 작은형제회 사제들에게 고해소에 들어가 고해성사를 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도 직접 자주색 영대를 메고 신자들에게 고해성사를 베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