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시설들, 태양광·지열 ‘친환경 에너지’ 사용에 앞장
송전본당, 태양광발전기 설치로
월 10만 원 이상 절감효과 누려
절약뿐 아니라 ‘생명’ 위한 활동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전력수요 또한 계속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 생산이 대부분 화력에 의존하는 만큼 화석연료의 사용도 가장 많은 시기인 셈이다. 공간이 넓고 한 번에 많은 신자가 모이는 성당 역시 여름철에는 전력소모가 큰 공간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용인대리구 송전본당(주임 양기석 신부)이 태양광발전기 설치를 통해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친환경적인 성당 환경도 이뤄 눈길을 끈다.
송전본당이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한 것은 지난해 11월. 본당은 신자들이 햇빛과 비를 피해 휴식할 수 있는 휴게공간을 만들기 위해 지붕을 설치하면서 지붕 위에 6㎾규모의 태양광발전기를 올렸다.
휴게공간 마련을 겸해 설치한 터라, 태양광 발전의 효율이 높은 남동방향이 아닌 남서방향에 발전기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본당은 월 평균 10만 원 이상의 절감효과를 누리고 있다.
무엇보다도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본당공동체가 교회의 가르침인 친환경적인 실천에 동참한다는 의미가 크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해 재생가능에너지를 개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에너지 효율을 개선한 건축과 개조”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을 생각해봐도 설치비용이 약 1000만 원 가량임을 고려할 때, 8년 정도면 설치비를 회수할 수 있는 셈이다. 최신 태양광발전기의 경우 수명이 최소 20년 정도로, 설치비용 그 이상의 경제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물론 교구 내 건물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예는 송전본당이 처음은 아니다.
교구 영성관은 태양열집열판으로 열을 공급하고, 수원가톨릭대학교는 지열시스템으로 냉난방 비용을 절감했다.
성필립보생태마을의 경우도 태양광·풍력발전을 이용한 바 있고, 지난 6월 고초골에 마련된 전임교구장 최덕기 주교의 주교관에도 지열과 태양광을 이용한 발전시스템을 갖췄다.
하지만 이는 모두 설계단계부터 준비한 것으로, 완공된 건물에 적용시키기는 어려운 시설들이다.
반면 태양광발전기의 경우는 이미 건물이 있어도 비교적 손쉽게 설치할 수 있어, 교구 내 여러 본당에서도 응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양기석 신부는 “예전에는 태양광발전시설이 비효율적이어서 성당에 설치하기 어려웠지만 최근에는 10년 전에 비해 태양광발전시설 비용이 3분의 1 정도로 절감됐고 태양광발전시설 자체의 성능도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절약의 목적을 경제적인 이유에서 찾았다면, 지금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절약하는 것”이라면서 “사실 송전본당의 경우 설치방향 문제로 효율이 낮은 편이지만, 친환경적인 건물로 변화하는데 성당이 앞장서야 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생각해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