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본당의 역사를 따라] 수원대리구 화서동 본당
내년 새 성당 기공 앞두고 신자들 기도와 정성 모아
1978년 고등동본당서 분가
종교 초월해 소외된 이웃 도와
복지사회 꿈꾸며 신협 설립
화서동성당.
본당 설립 이전부터 본당 공동체를 꾸려, 한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해온 본당이 있다. 바로 수원대리구 화서동본당(주임 김태호 신부)이다.
서둔동·세류동본당을 분가시킨 고등동본당은 수원지역이 개발되면서 인구가 증가하고, 신자도 늘어남에 따라 1970년대 중반부터 또 다시 분가를 준비했다. 고등동본당은 화서동 지역에 본당을 새로 설립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준비해 나갔다.
본당 설립을 준비하는 데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화서동 지역 신자들의 공동체를 구성하는 일이었다. 1977년 1월 성모회를 조직하는 것을 시작으로 같은 해 7월에는 화서동 지역 신자들의 레지오 마리애 ‘바다의 별’ 쁘레시디움이 창단됐다. 1978년 1월에는 본당 사목협의회의 기능을 수행할 ‘화서동본당 운영협의회’를 구성하고, 당시 화서동에 위치했던 교구청(현 가톨릭청소년문화원)의 식당을 빌려 화서동 지역 신자들이 모인 가운데 미사를 봉헌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구성된 공동체를 통해 신자들은 본당 설립 이전부터 본당에 대한 애착심과 소속감을 깊이 인식할 수 있었다.
마침내 1978년 11월 9일 화서동본당이 설립됐다. 이미 설립 이전부터 건축을 시작했던 성당의 봉헌식은 열흘 뒤인 19일에 거행했다. 본당이 설립되면서 기존의 단체들은 물론이고 청년회, 요셉회 등 사도직 단체가 조직돼 활성화됐다. 청년회의 경우 설립한 해에 미리내성지를 도보로 순례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보였고, 레지오 마리애도 성장해 1981년에는 성인 8개 쁘레시디움과 청년 2개 쁘레시디움으로 ‘주님의 종’ 꾸리아를 설립하기도 했다.
2005년 열린 어르신 잔치. 화서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장기자랑을 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본당은 전교활동도 박차를 가해, 700명으로 시작한 신자 수가 설립 3년 만에 3배가량 늘었다. 1983년에는 신자 수가 3000명을 넘었다. 전교활동과 더불어 밀려드는 예비신자들을 교육하기 위해 예비자교리를 주 4회 실시하고 통신교리를 활용하기도 했다.
화서신용협동조합의 설립도 본당에서 시작했다. 본당은 자조·자립·협동으로 복지사회를 건설하고자하는 신협의 설립목적에 공감해 신협 업무를 개시했다. 신협은 지역사회와 호흡하면서 빠르게 성장해 1992년에는 교구청(현 가톨릭청소년문화원) 앞에 현대식 회관을 세웠다.
2007년 대림피정을 진행하고 있는 화서동본당.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2008년 사회복지분과는‘사랑나눔시장’을 열어 수익금을 이웃과 나눴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본당은 지역 사회의 소외된 이웃을 위해서도 앞장섰다. 본당은 사회복지분과를 중심으로 어린이 심장병 수술비 지원, 결식아동 급식비 지원, 장학금 지원, 독거노인 생활비 지원, 사회복지시설 자원봉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1999년 11월에는 대희년 맞이 자선음악회를 열어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도왔고, 성당 인근 주택을 빌려 결손가정 아이들이나 독거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했다.
현재 본당은 노후된 옛 성당을 철거하고 새 성당 마련에 힘을 모으고 있다. 이전 신협회관 건물을 임시 성당으로 활용하고 있는 본당은 2017년에 새 성당 기공식이 있을 예정이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