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다자녀가정 지원’ 생명사랑운동에 동참한 정연환씨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으며 ‘생명사랑’ 소중함 알렸어요
지난해 633㎞ 자전거 완주 후 ‘633 운동’ 펼쳐 교구에 성금 내기도
“앞으로도 생명존중문화 확산에 노력”
8월 26일 경북 왜관을 지나 지천을 지나고 있는 정연환 회장. 배낭에 ‘생명사랑운동’ 깃발이 꽂혀있다.
아이 낳기를 장려하고, 생명존중문화를 알리기 위해 8월 15일~9월 1일 서울에서 부산까지 걸었다.
주인공은 정연환(빅토리노·70·대구대교구 신녕본당) 관덕정순교기념관 윤일회 회장. 8월 15일 낮 12시 명동주교좌성당에서 성모승천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부산 남천주교좌성당까지 500㎞ 이르는 대장정에 나섰다. 8월 26일 순례 12일째를 맞은 그를 경북 칠곡 지천에서 만났다.
왜 걸을까. 이 더운 날, 일흔의 나이에 힘든 여정에는 왜 나선 것일까.
정 회장은 3가지 이유를 들었다.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교구 생명사랑운동을 알리기 위한 바람,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였다.
“올해 5월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힘든 시간이었죠. 불효한 것들이 떠올라 힘들었습니다. 어머니께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도보순례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여기에 신앙인으로서 간절한 마음이 더해졌다.
“결혼하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고, 아이를 낳지 않는 이들도 있어요. 30년, 50년 후 우리나라 미래가 어떻게 될지…. 이런 상황에서 다자녀가정을 지원하는 교구 생명사랑운동을 교구민들에게 알리고 모두 한마음으로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걷게 됐습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인천 아라뱃길에서 부산 낙동강 하구언까지 633㎞ 자전거 완주 후 1㎞에 100원씩 6만3300원을 생명사랑운동에 지원하는 ‘633’(자전거 완주 거리)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자전거 완주한 기쁨을 나누고 싶었는데, 교구에서 가정복음화를 위해 시작한 생명사랑운동에 동참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하고 “가족, 지인들과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460여만 원을 후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금을 낸 데 이어 올해는 생명사랑운동 확산에 목표를 뒀다. 배낭에 꽂힌 형광색 ‘생명사랑운동’ 깃발을 보고, 격려해주는 이들도 있다. 점심을 대접해준 어느 신자, 발가락이 아파 들린 병원에서 치료비를 받지 않은 의사, 성금에 보태달라며 봉투를 건넨 지인….
걷는 동안 발톱이 빠지는 등 고행길이기도 했지만,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다. “12일째 걷고 있는데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많은 생각을 합니다. 더 사랑하고, 양보하고 용서하는 마음을 새기며 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앞으로 살아갈 날들에 대한 희망도 그려보면서요.”
뙤약볕에 얼굴은 그을렸고 발가락은 밴드로 덮였지만 표정은 밝았다. 그 스스로도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긍정적 마인드’라고 했다. 걸을 수 있음에 감사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그에게 긍정적 마음가짐과 함께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나눔 실천이다. 장애인들도 탈 수 있도록 좌석을 개조한 버스로 차량봉사에 나선다. 베들레헴 공동체 식구들과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다녀왔고, 3년째 경북지역 아동센터 아이들 체험학습에 차량 지원을 해오고 있다.
8월 26일 대구 남산동 교구청에서 정연환 회장을 반갑게 맞는 조환길 대주교.
이날 오후 대구에 도착한 정 회장은 관덕정순교성지에서 성체조배를 하고, 남산동 교구청으로 향했다.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사목국장 겸 사무처장 박영일 신부, 가족들과 관덕정 윤일회 회원들이 반기며 마지막까지 건강하게 마무리하길 기도했다.
조 대주교는 “교구 생명사랑운동을 알리기 위해 도보순례를 해줘서 감사하다”면서 “자기만 생각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시대에 우리 신앙인부터 출산장려와 같은 생명존중, 생명사랑에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일정을 끝내고 생명사랑운동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지속적으로 도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순례에 나선 정 회장과 뜻을 함께 하길 원한다면 500㎞ 거리에 1㎞당 100원씩 1구좌 총 5만 원을 후원할 수 있다.
교구는 생명사랑운동을 통해 셋째 자녀 출산지원금과 고등학교와 대학교 입학 시 학자금을 지원한다. 지난해 11월 시작해 8월 말 현재 4억6000만 원 넘는 장려금이 전달됐다.
교구는 생명사랑 장려금 장기적 운용을 위해 후원을 받는다. 또 11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오전 11시 성모당에서 가정 성화 및 생명수호 미사를 봉헌한다. 자비의 희년 전대사가 주어진다.
※문의 053-250-3011, 후원하실 분 대구은행 505-10-173562-7, 국민은행 612901-04-227935, 농협 301-0183-4632-01
박경희 기자 jul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