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한국교회 역사상 가장 혹독한 박해라 불리는 병인박해가 시작된 지 150년이 되는 해다. 교구에도 병인박해 순교자들을 현양하는 성지가 많다. 이번 순교자성월에는 병인박해 당시 스러져간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르며 그들의 영성을 배워보면 어떨까.
■ 손골성지
박해시대, 작은 교우촌이 자리하던 손골은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들이 국내 사목을 위해 적응기간을 보내던 곳이다. 선교사들은 이곳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언어와 풍습을 익혔다.
도리(Dorie) 성인과 오메트르(Aumaitre) 성인은 이곳 손골에서 활동하다 병인박해 때 체포돼 순교했다.
※문의 031-263-1242 손골성지,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동천로 437번길 67, cafe.daum.net/Sonkol
■ 죽산성지
죽산성지는 병인박해를 시작으로, 수많은 순교자를 낸 장소다. 죽산에는 조선시대 도호부가 설치돼 수많은 신자들의 심문과 처형을 진행했다. 이곳에서는 복자 박경진(프란치스코)와 복녀 오(마르가리타) 부부가 순교했다. 또 2차 시복시성 대상자 명단에 오른 여기중, 문(막달레나), 정덕구(야고보), 조치명(타대오), 김(우르시치나), 최제근(안드레아)도 이곳에서 순교의 피를 뿌렸다.
※문의 031-676-6701 죽산성지,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종배길 115, www.juksanshrine.org
■ 남한산성순교성지
포도청이 위치한 남한산성은 1801년 신유박해 때부터 신자들이 스러져간 순교지다.
이곳을 찾으면 포도청과 감옥터, 연무관, 제승헌, 시구문, 동문밖 형장 등 순교성인과 관련된 유적들을 순례할 수 있다.
성지는 병인박해 당시 순교한 10여 명의 순교자들을 현양하고 있으며, 이중 정은(바오로), 정(베드로), 김윤심(베드로 알칸타라), 김성희(암브로시오) 등의 시복시성을 추진 중이다.
※문의 031-749-8522 남한산성순교성지, 경기도 광주시 중부면 남한산성로 763-58, www.남한산성순교성지.org
■ 수원성지
수원성지는 수원대리구 북수동성당과 수원화성 전체를 포함해 선포된 성지다.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요한 세례자)이 십자가 신앙을 바탕으로 설계한 수원 화성 내 곳곳에서 2000여 명의 순교자가 났다고 전해진다.
현재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는 순교자 중 황(요한), 심원경(스테파노), 윤평심, 홍창룡, 김사범, 고시수(야고보), 권중심, 박의서(사바), 박원서(마르코), 박익서, 김양범(빈첸시오), 서여심, 윤자호(바오로), 박태진(마티아), 박선진(마르코), 지(타대오), 원(프란치스코) 등이 병인박해로 인해 순교했다.
※문의 031-246-8844 수원성지,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42(북수동), suwons.net
■ 요당리성지
요당리성지는 신유박해(1801년) 시기에 형성된 교우촌이다. 산속에 숨어든 교우촌과 달리 넓은 평야에 위치한 성지는 전답을 일궈 교회의 재정을 마련하던 교우촌이었다. 장주기(요셉) 성인은 당시 교우촌에서 활동한 가장 대표적으로 활동했던 인물로, 병인박해 때 순교했다. 지난 2014년 시복된 복자 장(토마스) 역시 요당리 출신으로 병인박해 순교자다.
※문의 031-353-9725 요당리성지,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 요당길 155, www.yodangshrine.kr
■ 남양성모성지
성모성지로도 유명한 남양성모성지는, 병인박해 때 남양 지역의 많은 순교자들이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순교한 곳이다. 그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묵주를 들고 기도하며 순교한 것을 기억하면서, 이 땅의 평화와 가정 성화를 위해 묵주기도를 끊임없이 바치도록 독려하기 위해 성모성지로 선포됐다.
병인박해에 남양에서 순교한 김(필립보), 박(마리아) 등 순교자의 시복시성 또한 진행하고 있다.
※문의 031-356-5880 남양성모성지, 경기도 화성시 남양읍 남양성지로 112, www.namyangmaria.org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