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 24일 일반알현을 주례하는 대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1만1000여 명 군중들과 함께 오른손에 묵주를 들고 ‘고통의 신비’를 바치고 있다.
【바티칸 CNS】 이탈리아 중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많은 인명이 희생된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은 애도를 표시하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순례객들과 함께 희생자를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8월 24일 알반알현을 주례하는 대신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1만1000여 명의 군중들과 함께 묵주의 기도 ‘고통의 신비’를 바쳤다.
교황은 이날 지진으로 피해를 입은 모든 사람들에게 “가슴 깊은 슬픔과 위로, 영적인 유대를 전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아마트리체 시장으로부터 “도시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아이들을 포함해 많은 이들이 희생됐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큰 슬픔에 빠졌다”고 말했다.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에게 “기도와 전 세계의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 교황은 광장에 모인 군중들과 함께 “인간의 고통을 살피시는 예수 그리스도님, 슬픔으로 가슴이 미어지는 이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주소서”라고 기도했다.
교황은 이날 로마에서 140여㎞ 떨어진 아마트리체에 교황청 소속 소방관을 파견해 매몰자 구조에 힘을 실었다. 이튿날에는 추가로 6명의 경찰관을 보내 이들을 지원하게 했다.
8월 24일 오전 노르치아에서 발생한 진도 6.2의 강진으로 26일 현재 사망자만 267명이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노르치아는 베네딕토 성인의 탄생지로, 노르치아 수도원의 수도승들은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성 베네딕토 대성당은 큰 피해를 입었다.
아마트리체 마을을 관할하는 리에티교구장 도메니코 폼필리 주교는 지진이 일어나던 날 아침 7시30분에 교황의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지진과 첫 여진은 로마에서도 느낄 정도였고, 교황도 지진 때문에 잠에서 깼다고 말했다. 폼필리 주교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새벽 4시30분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미사를 봉헌했다.
이번 지진으로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인 아마트리체에서는 지진 발생 이튿날 수녀 3명과 이들이 돌보던 노인 4명의 시신이 폐허 속에서 수습되기도 했다. 집과 아파트 외에도 수십 개의 교회와 수도원이 심각하게 무너져 내렸다. 이탈리아 정부는 이번 지진으로 1만4000명이 집을 잃었다고 밝혔다.
한편 진원지인 노르치아에서 70여㎞ 떨어진 아시시에서도 지진이 감지됐지만, 수도원의 수도승과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은 피해를 입지 않았다. 아시시는 1997년 큰 지진으로 대성당이 파괴되고 성화가 훼손되는 등 피해를 입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