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효성중 학생들, 지역 홀몸 어르신 등 초대… 학교체험·장기자랑 마련
학생과 어르신, 학교에 모여 ‘즐거운 추석 잔치’
이날 행사에 초대받은 어르신들이 학생들의 환영을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할머니 할아버지 사랑해요!”
중학생들이 지역 어르신과 함께 세대를 뛰어넘어 친교를 나누는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대구 효성중학교(교장 박노윤)는 9월 9일 오후 지역 어르신 학교 초대의 날 행사를 열었다. 평소 지역 홀몸 어르신 가정을 방문해 말벗이 되어 드리면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는 ‘할·할·사’(할머니 할아버지 사랑해요) 자원봉사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추석을 앞두고 어르신들을 위해 마련한 행사다.
이날 20여 명의 어르신은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 시설을 견학하고, 교장실을 방문해 학교에 대한 소개를 들었다. 또 교실에 직접 앉아 학교생활을 체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출석체크를 하고 학생들의 활동모습을 담은 영상을 시청하면서 학창시절로 되돌아간 듯 어르신들 얼굴엔 시종일관 밝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김순옥(마리안나·81) 할머니는 “평소에도 봉사활동 오는 아이들이 참 착해서 보고 싶을 때가 많은데, 이렇게 학교에 초대해주니 기분이 너무 좋고 고맙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어르신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춤과 노래로 어르신들에게 커다란 즐거움을 선사했다.
‘할·할·사’ 활동에 참여 중인 박지현 학생은 “처음에는 서먹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할머니와 대화도 많이 하고 가까워져서 좋다”며 “손수건이나 부채를 함께 만들면서 어르신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더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효성중학교는 지난해부터 ‘할·할·사’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조를 나눠 매주 지역 어르신 가정을 방문하고 있다. 단순히 점수를 받기 위한 봉사활동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참여하며 사랑을 실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 크다.
교목실장 이종욱 신부는 “학생들이 수업 마치고 학원에 가기 전 시간을 쪼개 어르신 댁에 들렀다 다시 학원에 가는 모습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면서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프로그램도 직접 준비해 어르신과 함께하는 모습이 대견하다”고 말했다.
학교는 보다 실질적인 활동을 위해 인근 학산종합사회복지관과 업무협약을 맺고 대상 어르신 가정을 소개받아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현재 58명의 학생들이 12개 조로 나뉘어 어르신과 함께 네일아트, 팥빙수·부채·손수건 만들기, 뜨개질, 요리 등 직접 기획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노윤(레오) 교장은 “우리 아이들이 어르신을 뵙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배우는 것이 많고, 또 어르신들도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나누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앞으로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해 인성교육에 앞장서는 학교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