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5일 김포대학 운동장에서 열린 ‘캄보디아 축제’에 참가한 이주노동자들이 축구 경기를 하고 있다.
명절에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모처럼 고향의 정취를 나눴다.
김포를 중심으로 한 경기도 서부지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500여 명은 예수회 이주노동자센터 ‘김포 이웃살이’(대표 이성균 신부)가 9월 25일 김포대학 운동장에서 마련한 2016년 ‘캄보디아 축제’에 참석해 스포츠 경기와 전통 음식을 즐기며 향수를 달랬다.
김포 이웃살이가 매해 지역사회의 협조를 얻어 9월경 열고 있는 캄보디아 축제는 캄보디아의 추석에 해당하는 ‘프춤번’을 한국에 옮겨 놓은 듯한 행사로, 캄보디아 이주노동자는 물론 미얀마, 태국 등 이웃 동남아 국가에서 한국에 온 이주노동자들도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이다. 김포 이웃살이와 김포대학이 행사 장소 제공과 프로그램 진행, 재정 후원 등에 협조했지만 행사에 참석한 이주노동자들이 자치적으로 세부 사항들을 결정했다는 점에서 이주노동자들의 한국 내 위상을 높이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특히 최근 부임한 롱 디망 주한 캄보디아 대사와 대사관 관계자들도 행사장을 찾아 이성균 신부 등을 만나 한국교회가 이주노동자들에게 보여준 관심과 지원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올해 캄보디아 축제는 캄보디아와 미얀마, 태국, 베트남 등 4개국 이주노동자들이 12개 팀을 이뤄 축구를 통해 페어 플레이 정신을 보여줬다. 또한 각 나라 전통음악을 배경으로 공동체별로 고국에 두고 온 가족과 어린 시절을 주제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했다.
2년 전 한국에 와 경기도 시흥에서 냉각차 일을 하는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 소콩(36)씨는 “오랜만에 고향 사람들을 만나 기쁘고 반갑다”며 “지난 2년 동안 한국에서 일하면서 고향에 한 번도 가지 못했는데 고향에 있는 아내와 네 살짜리 아들이 몹시 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포 이웃살이 정구실(안나) 한국어 교사는 “김포 이웃살이에서 한국어를 배운 이주노동자들이 캄보디아 축제에 많이 참석해서 반갑게 맞이했고 한국사회에 훌륭히 적응하는 그들의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