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열린 수원교구 성교육 세미나에서 청소년국 국장 박경민 신부가 격려사를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이 과연 올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논의하기 위해 수원교구 청소년국(국장 박경민 신부)이 성교육 세미나를 열었다.
‘청소년, 성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10월 8일 수원교구 청소년문화원 강당에서 열린 세미나에는 청소년을 비롯해 학부모, 사제, 수녀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제자들은 “청소년에게 피임을 가르치는 것은 올바른 성교육이 아니다”라고 입을 모아 강조했다.
특히 ‘사랑과 책임 연구소’ 이광호 소장(베네딕토)은 첫 번째 발제를 통해 미디어가 ‘성관계는 재미있는 놀이’로 왜곡하고 있는 현실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학교에서 역시 피임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성을 즐기되 임신만 하지 않으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가르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 소장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피임교육에 앞서, 청소년들에게 ‘생명, 책임, 인격, 절제, 정결’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쾌락주의적 가치가 만연한 세상에서 미디어 문제를 식별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사랑과 책임 연구소 유길영 연구원(잔다르크·안양 부림초등학교 보건교사)은 ‘교사로서 교육 체험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유 연구원은 우선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성교육이 ‘피임·낙태·성병’과 같이 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올바른 성교육이 이루어지려면, “‘성은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우치고, ‘성은 인생 전체가 결합되어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한다”고 조언하고, 무엇보다 “생명에 대한 ‘책임의 성교육’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마지막 발제에서는 홍준기 신부(부산 구포본당 보좌)는 ‘사목자의 사목 체험과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다.
홍 신부는 이번 발표를 통해 “사목을 하면서 이루어진 성교육이 청소년들에게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인식했다”고 전하고, 청소년들이 신앙의 유무 관계없이 성적 책임에 대해 무지한 현실을 지적했다.
이러한 실태에 관해 홍 신부는 “교회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루어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교회 안에서 성교육 지도자 양성이 어렵고, 성교육을 할 수 있는 적절한 교재가 부족하기 때문”에 성교육이 올바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홍 신부는 현실 개선을 위해서는 “올바른 성교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더불어 성교육이 이뤄졌을 때, “사랑과 책임, 절제에 대한 교육과 더불어 내면화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세미나 종합토론에서는 ‘성교육이 필요한 연령’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한 참가자 질문에 이광호 소장은 “많은 학부모들이 초등학생 자녀들에게 성교육이 이르다고 생각하는데, 이미 아이들 중에는 잘못된 성문화를 인식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다”면서 “더 늦기 전에 초등학교 5학년 정도면 성교육이 이뤄져도 된다”고 조언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교구 청소년국 국장 박경민 신부는 이날 총평에서 청소년 성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학부모 역시 성교육의 당위성을 깨닫고 알리는 데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최유주 수습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