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5일 청주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전국 운전기사사도회 어울림 한마당에서 광주·대구·부산 등 5개 교구 회원들로 구성된 ‘사랑팀’이 큰공굴리기 게임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 박원희 기자
“모두 힘차게 달려봅시다.”
‘달리는 선교사’ 가톨릭 운전기사들이 한데 모여, 이번엔 ‘네 바퀴의 차’가 아닌 ‘두 발’로 직접 달렸다.
전국 운전기사사도회 회원들이 친교의 장으로 마련한 명랑 운동회. 교구 구분 없이 섞여 각 팀을 이뤘다. 광주·대구·부산·의정부·춘천교구 회원들은 ‘사랑팀’으로 뭉쳤다. 대전·서울·수원·원주·인천·전주·청주교구는 ‘소망팀’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됐다. 선수들을 미리 정한 체육대회도 아니었다. 각 경기를 시작한다는 안내방송이 나가면, 서로 자발적으로 모여들어 ‘사랑팀’과 ‘소망팀’을 이루고 대결에 나섰다.
핸들을 잡을 때면 한 순간도 쉴 틈 없이 긴장해야만 했던 몸을 풀고, 땀을 흘리며 즐기는 시간이었다. 경기 진행 내내 함성과 박수, 웃음도 끊이지 않았다. 각 팀 응원 단장의 열띤 응원은 회원들의 참가 열기를 더욱 힘차게 끌어냈다. 이날 처음 만나는 회원들도 오랜 친구처럼 손을 맞잡고 함께 공을 굴리고, 함께 발맞춰 뛰고, 함께 신명나는 음악에 몸을 흔들기도 했다. 경기의 승패를 떠나, 하느님 안에서 한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일치를 이룬 장이었다.
몇 명 되지 않는 여성 운전기사사도회 회원들도 신나게 뛴 시간. 김혜숙(데레사·56·인천 선학본당) 회원은 “운동회를 하면서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 들어 즐겁고, 전국에서 같은 직업과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모일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명랑 운동회 한마당은 한국 가톨릭 운전기사사도회 전국협의회(회장 이양철, 담당 이현로 신부, 이하 사도회)가 10월 5일 오전 10시 청주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마련한 행사다. ‘주님 안에 우리 모두 한 마음 한 형제’를 주제로 연 이 어울림 한마당에는 기상악화로 참석하지 못한 교구를 제외하고, 전국 12개 교구 사도회 회원 550여 명이 참가했다.
전국 교구 사도회 회원들은 바쁜 일정을 쪼개 3년에 한 번 함께 모여 성지순례를 가거나 운동회 등의 친교의 자리를 마련한다. 각 행사는 교구별로 번갈아 주관해왔다. 올해는 청주교구 사도회가 행사 주관을 맡아 운동회를 진행했다.
경기 전 열린 축하식에서 이현로 신부는 “이렇게 우리 회원들이 신앙을 바탕으로 같이 모여 있을 수 있어 기쁘다”고 전하고, “주님과 함께 좋은 시간 보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전국협의회 이양철(펠릭스·청주교구) 회장은 “오늘 회원들이 모두 모여 웃고, 즐기는 모습이 행복해 보여 뿌듯하다”면서 “이 시간이 하느님 안에 형제애를 나누는 특별한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뜻을 밝혔다.
이날 운동회에 앞서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주례로 미사를 봉헌했다. 장 주교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사도회 회원들을 환영하고, ‘달리는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강조했다. 특히 창세기에서 아브라함이 세 명의 나그네를 극진히 돌본 이야기를 언급하며, “지금 만나는 손님에게 항상 친절하고 정성을 다해 하느님 영광을 드러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유주 수습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