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우 신부는 1974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1975년 로마에서 복자 바오로 6세 교황으로부터 사제품을 받았다. 1979년 교황청립 우르바노대학교에서 교회법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교황청립 외교관 학교에서 수학했다. 귀국 후 인천교구 화수동·옥련동본당 주임 신부를 거쳐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 교수, 인천가톨릭대학교 총장, 주안3동·만수6동본당 주임 신부를 지냈다. 현재 상동본당 주임 신부로 재직 중이다.
‘한국가톨릭학술상’ 수상작들은 순수하게 학문적 성과만을 기준으로 평가, 선정된다. 학술상 심사위원회(위원장 심상태 몬시뇰)는 최근 3년 이내에 발간된 국내 학술서들을 대상으로, 각 분야 전문 심사위원들의 개별심사와 공동심사회의 등을 거쳐 수상작들을 선정했다. 올해 심사위원으로는 심상태 몬시뇰과 조광 교수, 하성호·이재룡·박동호·이정주 신부와 최혜영 수녀가 각각 위촉됐다. 특히 올해는 본상과 연구상을 비롯해 학술 번역 기반을 탄탄히 하기 위해 시상하는 번역상 등 세 개 분야에서 수상작을 선정했다.
“졸저임에도 수상작으로 선정해 주시고 연구에 대한 노력을 인정해 주셔서 고맙고 부끄럽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연구에 매진하라는 뜻으로 여기겠습니다.”
「교회법 사전」으로 제20회 한국가톨릭학술상 본상을 수상한 이찬우 신부(인천교구 상동본당 주임)는 “무엇보다 학술적으로 그간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면서 “학자로서 연구한 것을 학자들이 평가해 줬다는 면에서 애쓴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이 신부는 한국 교회법 분야의 초창기라 할 수 있는 1983년 「교회 법전」의 한국어 번역 참여를 비롯해서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편찬 작업, 「한국 가톨릭 대사전」의 교회법 항목 원고 집필 등에 함께 하면서 그러한 경력을 바탕으로 한 교회법 번역 연구에 앞장서 왔다. 한국 교회법의 역사에도 정통한 학자로 꼽힌다.
이번 사전은 한국과 아시아권에서 처음 발행된 교회법 사전일 뿐만 아니라 비유럽 언어로 만들어진 첫 번째 교회법 사전이라는 면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유럽교회에서도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만 교회법 사전이 나와 있는 상태다. 미국교회에서도 법전 해설집만 찾아볼 수 있다. “신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면서 참고 서적이 전무한 상황을 보게 됐습니다. 그래서 신학생, 사목자, 신자들을 위해 그간 10여 권의 관련 책들을 펴내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교회법의 보다 학문적 기초가 되는 사전이 없어 아쉬움이 컸습니다.”
‘사전 집필’의 마음만 먹고 있던 이 신부는 2006년 경 신학교에서 본당으로 소임을 옮기며 본격적인 작업에 나섰다. 완성하기까지 10여 년의 긴 시간이 걸린 셈이다. 어려웠던 점은 ‘시간’이었다.
“본당 사목 활동을 하면서 사전 집필에 몰두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중간에 몇 번이나 포기하고픈 마음도 있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또 일단 시작했으니 일을 마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힘든 상황을 넘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내용의 충실함과 동시에 정확성과 명료함,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사전 작업은 일반 저술보다도 더 훨씬 조심스럽고 힘든 작업이었다. 이 신부는 그간에 펴낸 관련 서적들과 논문들이 작업의 밑거름이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신부는 교회법 사전이 성경 교부학 전례 등 교회 학문의 각 분야에서 사전이 만들어질 수 있는 하나의 촉매제 자극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사전은 정확한 용어 확립과 개념을 정리해 줌으로써 기초부터 알 수 있는 역량을 길러줍니다. 아직 한국교회 안에서는 분야별 전문 사전이 부족한 여건입니다. 각 분야의 전공자들이 많이 배출된 한국교회는 이제 그만큼 인력적으로도 충분한 여력이 있습니다.”
“사제서품 40주년의 해에 사전이 마무리 될 수 있었던 점도 큰 은총”이라고 밝힌 이 신부는 “가톨릭학술상 20주년을 맞는 해에 수상을 하게 된 것도 깊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회의 학술연구 지원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예전보다는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학술연구 지원에 대한 인식은 낮은 것 같다”면서 “교회 차원에서 학술 진흥을 위한 후원이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