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4일 11년간의 논란 끝에 ‘북한인권법’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교회 안팎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관심이 커진 가운데 제6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가 10월 21~23일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열렸다.
북한인권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공동위원장 오현주·유세희·이장호)가 주최하고 북한민주화네트워크(대표 한기홍)가 주관한 이번 영화제는 영화라는 대중예술 매체를 통해 북한 인권과 사회 문제를 환기시키면서 통일 시대를 준비하는 자리였다는 평을 받았다.
3일간의 영화제에서 모두 20여 편의 영화가 선보였는데 북한이탈주민들이 북한을 탈출해 중국과 제3국을 거쳐 남한에 정착하기까지 겪어야 하는 목숨을 건 과정들과 남한 정착 뒤에도 감내하는 차별과 편견, 남북 분단으로 북에 두고 온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실향민들의 애환이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러시아 비탈리 만스키 감독의 ‘태양 아래’, 아일랜드 데이빗 킨셀라 감독의 ‘더 월’(The Wall), 중국 장률 감독의 ‘풍경’ 등 외국 작품들도 외국인의 시각에서 북한 사회와 인권문제를 다뤄 눈길을 끌었다.
특히 이번 영화제 추천작으로 소개된 ‘마담B’(감독 윤재호)는 돈을 벌기 위해 북한에서 중국으로 건너간 주인공 마담B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윤재호 감독은 “마담B는 한국이나 중국에서 살고 있는 여성 탈북자들이 실제 겪고 있는 현실이고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말에 중국으로 건너가는 북한 여성들에게 기다리고 있는 현실은 인신매매와 같은 극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신교 신자인 아일랜드 데이빗 킨셀라(52) 감독은 출품작 ‘더 월’에 대해 “북한에 직접 들어가 북한 주민들의 생활상을 카메라에 담았다”며 “작품 제목 ‘더 월’은 북한과 남한 사이에 가로놓여 있는 벽을 상징할 수도 있고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를 가로막는 벽을 뜻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북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만든 영화지만 사실만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는 아니고 상상적 요소도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제6회 북한인권국제영화제 출품작들은 저비용과 소수 출연진으로 작품을 꾸미면서도 밀도 있고 긴장감 있는 내용 전개를 특징으로 하고 있어 많은 영화팬들의 발길을 이끌어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