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학문 발전을 위해 가톨릭신문사가 제정한 ‘한국가톨릭학술상’이 올해로 제정 20주년을 맞이했다. 척박한 한국교회의 학문과 문화 풍토 안에서, 가톨릭학술상은 탁월한 학문적 성과를 거둔 학자들을 치하하고 신진 연구자들을 격려함으로써 교회 학문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가톨릭신문사는 가톨릭학술상 제정 20주년을 기념해 ‘한국가톨릭학술상과 교회 학문 연구의 중요성, 그리고 과제’를 주제로 특별 좌담을 마련하고, 신앙인 개인은 물론 교회 공동체 전체의 성숙과 발전의 토대를 이루는 교회 학문의 역할과 그 중요성 등에 관해 살펴보았다. 특별좌담은 10월 27일 서울 명동 뱅커스클럽에서 장병일 가톨릭신문사 편집국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좌담자로는 조규만 주교(원주교구장, 2005년 제9회 학술상 본상 수상)와 심상태 몬시뇰(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 1998년 제2회 학술상 본상 수상), 김혜경 교수(대구가톨릭대 강의전담 교수, 2013년 제11회 연구상 수상)가 참가했다.
◇ 사회자 : 장병일 가톨릭신문사 편집국장
◇ 좌담자 :
- 조규만 주교(원주교구장, 2005년 제9회 학술상 본상 수상)
- 심상태 몬시뇰(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 소장, 1998년 제2회 학술상 본상 수상)
- 김혜경 교수(대구가톨릭대학교 강의전담 교수, 2013년 제11회 연구상 수상)
- 장병일 편집국장(이하 장 국장): 교회 학문의 발전과 진흥은 당장 눈에 띄는 실적과 성과를 거두는 일은 아니지만, 교회 발전의 토대를 이루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먼저, 교회 학문과 학술 진흥이 왜 필요한지, 또 왜 중요한 것인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조규만 주교(이하 조 주교): 우리나라에 천주교 신앙이 들어올 수 있었던 것도, 「천주실의」를 비롯한 학문 서적들 덕분입니다. 예를 들어 정약종 복자가 집필한 「주교요지」는 당시 교육을 충분히 받을 수 없었던 선조들에게 순교의 이유와 가치를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또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는 이성과 신앙이 우리가 하느님께로 날아오르는 두 개의 날개와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교는 믿음에 바탕을 두지만, 또 한 쪽의 날개는 이성입니다. 이성에 바탕을 둔 인간의 지적인 활동의 결과인 교회 학문은, 하느님의 진리를 인간의 이성과 언어로 더 명확하게 알아듣게 해줌으로써 신앙 전체를 균형 잡게 해주는 또 한 편의 날개입니다.
- 심상태 몬시뇰(이하 심 몬시뇰): 서구 사회와 교육의 높은 수준은 중세 이래 교회 신학을 모체로 하여 도처에 설립된 대학 교육이 면면히 이어지면서 형성된 결실입니다. 계시하시는 하느님과 이에 응답하는 신앙에 관한 학문으로서의 신학을 위시한 관련 학문들은 신앙인 개인뿐만 아니라, 그가 속한 교회 공동체와 사회의 내외적 차원의 수준 향상을 도모합니다.
가톨릭 학술 활동은 무한한 구원 진리를 정확하고 명료하게 구명(究明)함으로써 교회 모든 구성원들의 신앙의 외적 성장과 아울러 내적 성숙에 이르도록 뒷받침합니다. 이러한 학술 활동이 위축되고 침체된다면, 바람직한 교회의 성장도 활력도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 김혜경 교수(이하 김 교수): 초대교회 시절, 교회는 그리스 철학을 근간으로 하느님의 신비를 설명해 왔습니다. 중세기 숱한 민족적인 투쟁 속에서도 교회 학문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주장해 왔고, 로마제국 멸망 이후 파탄 난 유럽을 하나로 묶는 이론적인 근거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포스트 르네상스 시대, 계몽주의 사조로 교회가 서구 사상계에서 밀려날 때에도 교회 학문은 묵묵히 인문과학으로서의 지평을 넓혀가며 문명 발전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 왔습니다.
이처럼 교회 학문은 시대의 징표를 읽고 통찰하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학문입니다. 다른 학문의 경우 관련 지식과 삶이 분리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 학문은 지식과 삶의 일치를 추구합니다. 여기에 교회 학문과 그것을 진흥해야 하는 절박한 요청과 중요성이 있습니다.
- 장 국장: 그렇다면 그처럼 중요한 교회 학문의 발전을 위해 한국교회는 얼마나 노력을 기울여 왔을까요? 조금은 비판적으로 성찰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 심 몬시뇰: 한국교회는 신앙의 자유를 얻으면서부터 사제 양성을 최우선 과제로 실현해왔습니다. 그런데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에도 보편교회와는 달리 한국교회는, 공의회 이전 ‘사제 양성’의 학문 지평을 그대로 고수하고, 신학을 위시한 교회 학문들도 여전히 이 지평 안에서 활동케 하는 분위기를 보입니다. 이것은, 한국교회의 학문 세계가 중세, 또는 현대 서구 학문 지평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가리킵니다.
한국의 신학교 교육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늘날 세계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사도적 권고 「복음의 기쁨」 236항에서 지적하시듯이, 더 이상 지난 날들처럼 중심과 주변으로 구분되고, 모든 주변이 중심과 똑같은 거리에 있고 이들 사이에 어떠한 차이도 없는 구체(球體)가 아니라, 각기 고유성을 지닌 다양하고 많은 부분들의 집합체로서의 다면체(多面體)로 이해되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교회 학문도 다면체 세계의 한 부분, 서구와 구별되는 아시아-한국이라는 면체 부분의 고유한 내용을 연구하고, 그 결실을 보편 교회 안으로 수렴해 보편적 하느님의 진리를 풍요롭게 드러내야 할 과업을 부여받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바로 이러한 작업을 ‘토착화 신학’이 수행합니다.
- 조 주교: 너무 조급히 생각할 것은 아닙니다. 학문의 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서양에서 신학은 오랜 역사를 두고 발전해 왔지만 한국교회의 역사는 여전히 짧습니다. 300여 년에 불과한 한국교회의 역사 안에서 그나마 100여 년은 박해로 인해 존립 자체가 문제이던 시기였습니다. 물론 선교와 교회의 성장에 주력하다 보니, 분명히 교회 학문과 학술의 진흥에는 소홀한 점이 있었음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 요즘에는 외국의 선진 문화와 학문을 공부하는 사제들이 과거보다 많습니다. 그리고 좋은 신학서적이 많이 번역되고 있는 것도 바람직한 현상이지요. 새로운 학문적 성과를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2000년 교회 역사 안에서 축적된 학술적 성과들을 충실하게 익히는 것도 우선적인 과제입니다. 사실, 불과 50여 년 된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도 아직 한국교회 안에서 제대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게다가 오늘날 철학은 물론 인문학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일반 사람들은 경제를 비롯한 실용학문에만 몰두합니다. 이제 철학이나 신학의 발전은 철저하게 사제들의 몫으로만 남아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점이 신학과 철학의 발전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기도 합니다.
- 김 교수: 유럽의 경우, 이탈리아는 물론 프랑스와 독일, 스위스 등은 교구마다 혹은 수도회별로 다양한 이름으로 학술 지원을 지속적으로 해 오고 있습니다. 한국교회의 현실과 비교할 때, 연구자로서 부럽기도 합니다.
한국 개신교의 경우에도 가톨릭교회보다는 상당히 진전된 모습입니다. 1988년 한국기독교문화진흥원이 설립된 이래 국내 최고 권위의 기독교학술연구기관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2000년부터 기독교 학술 연구와 진흥에 공헌한 신학자들 가운데 수상자를 엄선해 매년 시상해 오고 있습니다. 산하 기관인 한국기독교학술원을 통해 다양한 사업도 해 오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소망교회에서 주는 소망학술상처럼 개별 교회별로 학술상이 제정돼 있고, 성결교회 학술상과 같이 교단별로 주는 것도 있고, 개별 학회에서 주는 학술상도 있습니다.
학회 활동에서도 개신교회는 한 걸음 앞서 갑니다. 평신도와 목회자, 그리고 교단 대학교의 총장들까지 신분의 차이 없이 함께 학술활동을 할 수 있는 학회가 13개 이상 됩니다. 이 개별 학회들이 1년에 한 번씩 모여 1박2일간 함께 학술회의를 하는 기독교공동학회도 있습니다. 저도 몇 차례 참석한 바가 있는데, 매번 참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심 몬시뇰: 한 가지 덧붙인다면, 사제 양성 과정에 있는 신학생들이 신학에 더해 폭넓은 연관 학문들을 배울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어야 합니다. 서양에서 대개 신학대학은 단독으로 있지 않고, 종합대학 안에서 다른 학과와의 교류를 통해 의식 지평을 넓히는 데 소홀하지 않습니다. 6~10년 동안 주변 세계, 일상과 차단된 상태에서 양성되는 사제들은 오늘날 세상과 사람들의 삶의 문제들에 대해서 적절한 지도와 대안을 제공할 능력을 배양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 장 국장: 자연스럽게, 평신도 전문가 양성으로 대화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과 달리 교회 학문을 연구하는 평신도들은 많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분들이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지속하고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기회와 장이 부족하다는 지적들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평신도 학자들이 한국교회 학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지는 않은지요?
- 조 주교: 평신도 전문가 양성이 필요합니다. 과거 정하상 바오로 성인의 「상재상서」를 보면 그분의 학문 수준이 얼마나 높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분이 교회를 위해 헌신했던 삶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그분과 같은 많은 평신도들의 활동이 필요합니다. 구체적으로 평신도 기금이나 평신도 장학금이 많이 생겨나야 하고 그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합니다.
- 심 몬시뇰: 서구 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에 부응, 평신도들이 이미 1970년대부터 대학 교수직을 포함하는 제반 교육과 연구기관의 정규직 신분으로 활동해 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공의회 폐막 50주년을 넘기면서도 여전히 공의회 이전 성직자 중심적인 교회로 남아서, 대학 교수직이 서품을 필수적으로 요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평신도 학자들에게는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사제 수 감소 추세가 이어지는 현상을 고려하면서, 가급적 조속히 유능한 학자이면서 사도적 사명감이 투철한 평신도들이 성직자 학자들과 함께 공정한 교원 임용 심사 과정을 거치고 교회 신학대학 교수직과 이와 유사 직위에 임용될 수 있는 기회가 부여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조치가 획기적으로 취해질 때에 국내 신학대학 학술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겠습니다.
- 김 교수: 평신도 신학자로서, 특별히 선교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교회 내 학계에서 학회 활동의 장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개신교에서 주도하는 선교신학회나 문화신학회에서 활동을 하고, 성공회대학교에서 여러 종교를 전공한 선생님들과 연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가톨릭계 학회에서는 평신도, 특히 여성을 받아주지 않는 분위기가 오래 지속된 것이 사실입니다. ‘학자’들이 모이는 학회 활동에 학위가 문제가 된다는 말은 들었어도, 평신도냐 성직자·수도자냐 하는 신분이 문제가 된다는 말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신도 학자들 중에는 꾸준히 자신의 연구를 해 나가며 교회 안팎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있습니다. 초창기 한국교회의 창립선조들을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할 때가 많습니다. 교회 학계에서 평신도 학자들은 여전히 박해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능력 고하를 막론하고 극심한 신분의 차별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 장 국장: 교회 안의 유일한 학술상인 한국가톨릭학술상이 제정 20주년(시상 20회)을 맞았습니다. 여러 가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가톨릭학술상이 20주년을 맞은 것은 나름대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톨릭학술상의 제정과 시상의 의미와 지난 20년 동안 교회 학문 발전에 기여한 바를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또 보다 성숙한 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들이 보완되고 개선되어야 할지요?
- 조 주교: 상을 받기 위해서 공부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한국교회의 학자와 연구자들이 가톨릭학술상을 받기 위해서 공부와 연구를 할 리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상을 받게 된 사람은 그래도 내가 알아주지 않는 곳에서도 열심히 공부한 보람이 있구나 하는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을 것이고, 더 열심히 연구에 진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뜻 깊은 상을 20년 동안 한 회도 거르지 않고 준비하고 운영해 준 가톨릭신문사에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심 몬시뇰: 우선, 한국가톨릭 학술상’이 제정 20년을 맞기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시상식을 이어온 가톨릭신문사에 진심으로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한국교회가 오늘날 아시아 복음화의 중책을 부여받은 지역교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지표들을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양적 성장에 치중해 온 사목 정책을 근본적으로 재검토하고, 보편교회와 시대 요청에 부응하는 새로운 복음화의 길을 모색해야 할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가톨릭신문사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그리스도의 보편적 구원의 진리를 탐구하는 학계 종사자들의 연구 활동을 격려하는 가톨릭학술상을 여러 해 동안 시상해 옴으로써, 이 시대 한국교회의 복음화 활성화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김 교수: 사실 저는 상을 받아보기 전에는 가톨릭학술상이 있는지조차 몰랐습니다. 좀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상(償)은 받는 사람에게는 큰 격려와 보람이 되고, 교회에는 시대의 조류 속에서 자칫 잃을 수 있는 원전 연구와 기초학문에 대한 각성을 일으키는 계기가 된다고 봅니다. 혼란스러워 하는 교회와 헤매는 신자들에게 그 원인을 찾아 처방전을 써 주는 것이 교회학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 줍니다.
지난 20년 동안, 한 기관에서 권위 있는 상을 마련해 맥을 이어오고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상이 보다 성숙한 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주교회의와 교회 전체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외에도 주교회의 차원에서 별도로 큰 상을 마련하고, 각 교구와 본당별로도 학술상에 대한 관심을 갖고 예산을 마련하고 제정돼야 합니다. 가톨릭교회는 충분히 그럴 여력이 있습니다. 근본에 대한 투자는 교회의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 장 국장: 지금까지 나눈 이야기들은 궁극적으로 한국교회 학문의 발전을 위한 모색과 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체를 종합하면서, 한국교회 학문 발전을 위해서 무엇이 가장 필요할지와 그 실천 과제에 관해 조언해 주셨으면 합니다.
- 심 몬시뇰: 신학대학 교수들을 위시한 학계 종사자들이 전문가로서의 인격을 존중받으며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교회 발전과 구성원들의 신앙 성숙에 기여할 수 있게 하는 여건 조성이 절실하게 요청됩니다. 오직, 교회 당국에 의해서만 실현가능한 ‘인격 존중의 학문 풍토’ 안에서 비로소 오늘날의 사회와 보편교회의 상황 안에서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는 학문적 결실이 맺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학문 종사자들은 ‘구체(球體)’로서가 아니라 ‘다면체(多面體)’로서 이해되는 오늘날의 세계 안에서, 아시아-한국 면체 부분의 문화, 종교, 사회 차원의 고유한 가치와 실상을, 계시된 하느님의 보편적 진리 안으로 수렴하려는 작업을 진지하게 전개하시길 기원합니다. 이러한 토착화 작업의 결실들은 서구 문화의 신앙적이고 신학적이며 문화적인 자산들과 함께 하느님의 보편적 진리의 풍요로움과 신비로움을 더욱 선명히 드러내는 표징이 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와 아시아 복음화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 조 주교: 가장 관건이 되는 것은 인재 양성입니다. 인재 양성을 위해서 많은 기금과 장학금을 확보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학문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하겠지요. 교회 건물을 짓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면서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그렇지 못한 현실입니다. 그만큼 학문의 중요성과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까닭이라 봅니다. 교회 시설 마련하는 비용의 10분의 1 정도만 투자해도 인재 양성의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습니다.
아울러 좋은 서적도 많이 번역되어야 합니다. 과거 우리나라 신앙의 선조들이 교회서적을 통해 그리스도 교회를 알고, 우리나라에 신앙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처럼. 좋은 서적들은 큰 영향을 줍니다.
- 김 교수: 신자 공동체의 적극적인 관심과 배려, 학문 연구자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연구차원에서부터 일자리 차원에까지 고루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교회 발전을 위해서는 적합한 학자를 합당한 자리에 앉혀 이론적인 내실을 다지는 한편, 그것을 토대로 실용화 할 수 있는 과감하고 용기 있는 결단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교회 학문이 발전할 수 있고, 그것이 책장 장식용이 아니라 실제로 필요한 곳에서 제대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황청은 많은 부분에서 크게 바뀌고 있습니다. 지역교회가 보편교회를 따르는 것은 당연하다고 봅니다.
- 장 국장: 귀한 말씀 감사드립니다.
10월 27일 서울 명동 뱅커스클럽에서 열린 ‘한국가톨릭학술상과 교회 학문 연구의 중요성, 그리고 과제’ 주제 가톨릭학술상 제정 20주년 기념 특별좌담. 왼쪽부터 김혜경 교수, 조규만 주교, 심상태 몬시뇰, 장병일 편집국장. 사진 주정아 기자
정리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