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감옥에 있는 이들 위한 희년’ 미사 주례
“과거 잘못 반성하고 새 삶의 희망 간직하길”
‘용서와 화해’ 이끄시는 하느님의 자비 강조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의 감옥에 갇힌 이들에게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체념에 빠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교황은 11월 6일 성 베드로 광장에서 ‘감옥에 있는 이들을 위한 희년’ 미사를 주례했다. 이날 미사에는 12개 국에서 1000여 명의 수감자들이 특별 허가를 받아 참례했으며, 이들의 가족과 교정사목 담당자, 관련 단체 회원들이 함께했다.
미사 강론에서 교황은 수감자들에게 희망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오늘은 바로 여러분들(수감자)의 희년의 날”이라면서 “‘희년’이란 본질적으로 해방을 선포하는 것으로, 바로 오늘 여러분들의 희망이 주님 앞에서 불타오르길 빈다”고 말했다.
교황은 “주님의 선물인 희망은 더욱 풍성해져야 한다”면서 “누군가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이들이 회개하고, 용서하고, 화해하고,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하느님의 자비를 갈구하자”고 덧붙였다.
이어 교황은 감옥에 있는 사람들은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이고 이들은 감옥에 가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나는 교도소를 방문할 때마다 ‘왜 저들만 감옥에 있고, 나는 아닌가?’라고 묻는다”면서 “우리 모두는 잘못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든 잘못을 저질러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교황은 수감자들에게 과거의 잘못에 갇혀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교황은 “과거의 잘못을 다시 고쳐 쓸 수는 없지만, 오늘부터 시작하는 우리의 새로운 이야기는 쓸 수 있다”면서 “우리는 과거의 잘못을 반성함으로써 인생의 새 장을 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황은 폭력이나 권력 남용으로 자신이나 가족이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는 용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교황은 “오직 하느님의 힘, 곧 자비만이 치유할 수 있는 상처가 있다”면서도 “우리가 폭력을 용서로 대할 때, 잘못을 저지르는 이들의 마음속에 세상의 모든 악을 이겨내는 사랑이 싹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황은 “하느님께서는 이러한 방법으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서 진정한 자비의 증거자와 자비의 활동가를 이끌어 낸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이날 해방을 상징하는 끊어진 쇠사슬을 들고 있는 아기 예수와 성모상을 바라보며, “여러분 모두의 마음속에, 충만한 자유 속에서 살아가는 가치 있는 삶, 그리고 기꺼이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의 활력이 솟아나도록 성모님의 전구를 빈다”고 기도했다.
자비의 특별희년은 오는 11월 20일 막을 내리며, ‘감옥에 있는 이들을 위한 희년’은 희년 동안 진행하는 주요 행사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