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종교구 앗숨성가대 홍민영(비비안나·35) 단장은 “앗숨성가대 단원과 단장으로 그동안 활동하는 데는 남편의 ‘외조’가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직업군인 아내가 남편을 내조하는 것이 아니라 남편으로부터 외조를 받고 있다는 말이 흥미롭게 들렸다.
홍 단장은 남편인 박경득(요셉) 중령(진)과 결혼해 딸 셋을 낳아 키우고 대학원에 진학해 지휘를 공부하면서도 앗숨성가대 활동을 멈춘 적이 없다. 오히려 2012년 9월부터 단장 겸 지휘자를 맡아 앗숨성가대를 이끌고 있다.
“남편 임지를 따라 결혼 후 10번 넘게 이사를 다녔지만 남편도 앗숨성가대에 애착을 느끼는 데다 아내인 제가 군선교를 한다고 각별히 응원해 주고 있습니다.”
남편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시간도 많아 ‘군인가족의 비애’도 느끼지만 이것이 전국 어디든 앗숨성가대의 성가를 갈급해 하는 군본당 신자들을 찾아 성가 봉사를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군인가족이었던 친정부모님의 배려와 협조, 전국 어디를 가나 만나게 되는 반가운 군인 지인들의 격려도 빼놓을 수 없는 힘이 됩니다.” 1998년 앗숨성가대 창단 뒤 18년 동안 전국의 군본당 초청으로 위문공연을 하면서 잊을 수 없는 군인신자들을 만나 왔다. “육군 제5군단에서 대위로 전역한 한 군인신자는 앗숨성가대 공연을 계기로 사제 성소를 발견하고 신학교 입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떤 현역병사는 휴가 때 군종교구청 강당에서 연습하고 있는 앗숨성가대를 찾아와 감사 인사를 전한 적도 있고 공연 갔던 부대 사단장님이 저희 단원 수만큼 선물을 보내오기도 했습니다.” 앗숨성가대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생을 살아온 홍 단장이 앗숨성가대에 가지고 있는 소망을 들어 봤다.
“앗숨성가대가 군종교구뿐만 아니라 다른 교회 단체들과 관계를 폭넓게 맺고 지금보다 단원수가 많아져서 청년 앗숨성가대, 시니어 앗숨성가대, 어린이 앗숨성가대가 만들어지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중령(진): 군대 계급으로 중령 진급이 확정됐음을 뜻함.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