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다발성 암으로 고통받는 김가영씨
“제가 사라지면… 아이들은 어떡하나요”
남편 폭력 피해 쌍둥이 남매와 도망
홀로 아이 키우며 보육교사 됐지만
유방암 4기… 폐·간까지 전이·재발돼
2000만 원 빚에 생활비·학비도 없어
다발성 암으로 고통받으면서도 잘 참아왔던 김가영씨였지만,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자 끝내 참았던 눈물을 떨구고 있다.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아이들 생각에 울 수가 없었어요. 엄마니까요.”
김가영(가명, 마리아·42·구미 구평본당)씨는 3년째 암 투병 중이면서도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으려 애썼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이 되는 두 남매를 위해서였다.
김씨는 스물여섯 살에 결혼해 쌍둥이 남매를 낳았다. 하지만 술과 도박에 빠진 남편은 김씨와 아이들에게 폭력을 일삼았고, 견디다 못한 김씨는 네 살배기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왔다. 아무것도 없이 집을 나온 터라 식당에서부터 공장에 이르기까지 이것저것 안 해본 일이 없었지만 혼자서 남매를 키우기엔 역부족이었다.
아이들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 김씨는 어렵사리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을 졸업하고 2013년 보육교사로 취직했다. 갚아야 할 빚은 남았지만 안정적인 직장을 구했고, 이제 김씨도 남매와 함께 행복을 차곡차곡 쌓아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기뻐했다.
하지만 이듬해, 김씨가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으면서 그 기쁨도 산산이 조각났다. 이미 간에까지 전이된 상태였다. 8차례에 걸친 항암치료 끝에 수술을 받았지만 재발했고, 이번엔 간과 폐, 자궁까지 전이됐다. 또다시 시작된 항암치료와 수술, 그리고 전이가 반복됐다.
다발성 종양은 김씨를 끊임없이 괴롭혔고, 급기야 뇌로 전이됐다. 지난 10월 뇌종양 제거 수술은 받았지만, 여전히 간과 폐에는 종양이 남아있는 상태다. 폐에 물이 차 있는 상황이라 언제 갑자기 몸 상태가 나빠질지 몰라 늘 불안하다. 속이 매스꺼워 구토하거나 몸이 경직되고 어지러울 때가 많다. 그럼에도 아이들 앞에서는 고통을 꾹꾹 눌러 참으며 애써 눈물을 삼킨다. 김씨가 무엇보다 걱정하는 것은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아이들 이야기가 나오자 김씨는 끝내 참았던 눈물을 떨구고 말았다.
“아이들은 커 가는데 제가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미안하고 막막해요. 성인이 될 때까지만이라도 돌봐줘야 하는데, 제가 없으면 아이들은 또 어떻게 될지 겁도 나고….”
수차례에 걸친 수술과 항암치료로 생계마저 어려워졌다. 수입은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수당 등을 합친 100만 원 남짓이 전부다. 한 달에 대여섯 번 통원치료를 받으면 20~30만 원이 든다. 여기에 백혈구 수치가 낮아 주사라도 맞게 되면 치료비는 더 늘어난다. 성치 않은 몸으로 대구의 큰 병원을 오가기도 쉽지 않다.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치료비를 마련하느라 카드빚도 갈수록 늘어만 간다. 2000만 원 가까운 빚을 갚아 나가기는커녕 병원비와 생활비, 아이들 학비를 내는 것도 버겁다.
끝없는 절망 속에서 김씨는 세 식구가 함께 세상을 등지려는 생각마저 했지만, 다시 하느님께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하느님이 없었으면 못 견뎠어요. 항상 최악의 상황에서도 길을 열어주실 거라는 믿음이 저를 지탱해주고 있어요.”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아이들과 최선을 다해 살고자 노력한다는 김씨의 말에서 간절함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김씨의 믿음을 희망으로 이끌어줄 튼튼한 사랑의 끈이 필요하다.
※성금계좌※
우리은행 1005-302-975334
농 협 301-0192-4295-51
국민은행 612901-04-233394
예금주 (재)대구구천주교회유지재단
모금기간: 11월 16일(수)~12월 6일(화)
기부금 영수증 문의 080-900-8090 (주)가톨릭신문사
정정호 기자 piu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