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 지휘자 휴고 구티에레즈씨. 에스피에이 엔터테인먼트 제공
100여 년 전통의 ‘천상의 화음’ 으로 손꼽히는 세계 유일의 아카펠라 소년 합창단,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이 다시 한 번 한국을 찾았다. 대한민국 공연전문가 82인 ‘연말 클래식 추천 공연 1위’로 선정될 만큼 한국인들에게 사랑받는 그들은 1971년 첫 내한 이후 매 공연 때마다 전국 전석 매진의 기록을 세우고 있다. 12월 8일부터 18일까지 서울 성주 부산 용인 울주 김포 등 전국에서 펼쳐지는 이번 공연도 한 달 전부터 매진이 될 만큼 성원이 뜨겁다. 공연 준비로 분주한 파리나무소년합창단 지휘자 휴고 구티에레즈(Hugo Gutierrez)씨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구티에레즈씨는 지난 2014년부터 합창단을 이끌어오고 있다.
“한국은 파리나무십자가합창단이 가장 특별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라입니다. 관객들의 음악적 수준과 이해가 아주 높고 성숙합니다. 그래서 내한 전에는 항상 많은 준비를 합니다.”
이번 공연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합창단만을 위해 특별히 편곡된 크리스마스 캐럴 모음곡들을 비롯해서 카치니의 ‘아베마리아’ 등 성가곡들, 크로스오버 곡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 등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다양한 곡들로 구성됐다. 구티에레즈씨는 “시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프로그램들로 지난해와는 또 다른 합창음악의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의 시작은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 사보이 알프스(Savoy Alps) 산맥 인근 타미에 수도원(The Abbey of Tamie)을 방문한 두 신학생, 피에르 마탕(Pierr Martin) 폴 베르티에(Paul Berthier)가 주축이 돼 설립됐다. 종교음악의 진수를 들려주기 위한 목적을 지녔던 합창단은 그런 배경에서 초기에는 그레고리오 성가 및 르네상스 다성 음악을 주로 노래했다. 구티에레즈씨는 “초기 종교음악이 아카펠라 음악에서 출발했다고 할 때, 파리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은 그 전통을 가장 충실히 계승하는 합창단 중 하나”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8~15세 소년들이 반주 없이 노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화음이 조금만 어긋나도 관객들은 쉽게 알아차리고 실망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연습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단원들은 프랑스 오툉(Autun)교구 후원으로 운영되는 합창전문학교에서 양성된다. 공연에 선발되기 위해서는 음악뿐만 아니라 일반 교과과정에서도 성적이 우수해야 한다. 신앙심, 생활태도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된다. 구티에레즈씨는 “그처럼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공연에 나설 수 있는 점도 타 합창단과 비교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나무십자가’의 의미를 물었다. “단원들은 공연 때마다 하얀 옷을 입고 작고 소박한 나무십자가를 착용합니다. ‘십자가’의 구원 의미를 항상 마음에 간직하며 평화와 사랑을 전파하는 가톨릭 합창단으로서의 사명감을 잊지 말자는 뜻입니다. 그 안에 하느님이 늘 함께하신다는 기도는 물론이구요.”
그는 “교회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 인류애의 메시지를 담은 곡들을 합창함으로써 관객들에게 평화와 기쁨을 선사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자 소명”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그러한 ‘평화의 사도’로서의 임무를 충실히 할 수 있도록 세계 투어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구티에레즈씨는 프랑스 앙제 음악원, 스콜라 캔토럼에서 수학했으며 낭뜨 뮤지컬 아카데미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오툉대성당 오르가니스트와 합창단 지휘자를 역임했다.
※문의 02-597-9870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