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일 육군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 독수리성당 주일미사에서 장병들이 손을 잡고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있다.
서울 육군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 군인 신자들은 매 주일 오전 10시30분 영내 독수리성당에서 김해영 신부(살레시오나눔의집 원장) 주례로 미사를 봉헌한다.
위병소 앞에는 부대 상징인 커다란 독수리가 ‘천하제일’이라는 문구가 적힌 받침석 위에 세워져 있어 대한민국 최정예 부대인 특전사의 위용을 자랑하는 곳이다. 특수전사령부 성레오본당의 공소인 독수리성당은 특전사라는 명칭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게 100여 명이 들어가면 꽉 차는 작고 아담한 규모다. 더 의외인 점은 독수리성당 사목자인 김 신부가 군종장교가 아닌 살레시오회 소속의 민간 성직자라는 사실이다. 온화하고 부드러운 인상에 허옇게 센 머리도 특전사와는 뭔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2월 4일 주일 오전 10시 무렵 군복을 입은 병사들과 편한 사복으로 갈아입은 간부 신자들이 독수리성당 자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이날 복사를 선 5학년짜리 딸과 함께 온 김호연(아우구스티노) 제1공수특전여단 전 헌병대장은 김해영 신부가 군종장교가 아니어서 사목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지 묻는 질문에 “김 신부님은 수도회에서 청소년사목을 담당하셔서 오히려 젊은 장병들의 심리를 잘 이해하시는 정말 훌륭한 사목자”라고 답했다.
신동호(다미아노) 소령은 11월 11~22일 충북 괴산~강원도 평창에 이르는 ‘특전사 1000리 행군’을 마치고 복귀해 “아무리 힘든 훈련이 있어도 미사에는 꼭 나온다”며 “신부님이 안 계셔서 공소예절 했을 때를 생각하면 김 신부님께서 매주 미사를 봉헌해 주시고, 영성체를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너무나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날 미사에는 제1공수여단과 수도군단 공병단 소속 병사 20여 명, 제1공수여단 장교, 부사관 가족과 자녀 10여 명이 참례했다. 군종교구 공소로서는 적지 않은 인원이다. 독수리성당에서 20년 가까이 신앙생활 해온 박봉준(안드레아) 원사는 “특전사가 전군 최강이듯 독수리성당은 공소 중에서는 최강인 ‘본당 급 공소’”라면서 “독수리성당은 군인가족 자녀 1명, 군종병 2명 등 사제를 3명이나 배출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매 주일 미사에서 강론에 이어 교리 시간으로 15분 정도를 배정해 1년 평균 20~30명에게 세례를 주고 있다. 이날은 인권주일을 맞아 “하느님이 인간을 창조할 때 인권이 주어졌기에 강자와 약자 모두에게 인권이 있지만 약자의 인권을 강조하는 것은 그들의 인권이 침해되기 쉽기 때문”이라고 강론했다.
김 신부는 이날 미사가 끝난 뒤 성모회 회원들이 준비한 부침개와 어묵 국, 귤을 장병들과 나눠먹으며 한 주 동안 못한 이야기꽃을 피우고 친교를 나눴다.
미사 후 성모회에서 준비한 간식을 먹는 장병들.
특전사 제1공수특전여단 독수리성당.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