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상계2동본당, 소망카드 거는 희망트리 설치
“희망트리에 소원 빌면 주렁주렁 사랑이 열려요”
소망카드마다 기부금 모아 불우이웃 생계·병원비로 전달
서울 상계2동본당의 한 어린이가 희망트리에 소망카드를 달고 있다.
“김○○가 안전 운전할 수 있게 모든 위험에서 보호하소서. 신앙생활 잘할 수 있게 이끌어 주소서.”
“우리 아들, 딸 성가정 이루게 해주시고 건강하게 해주소서.”
서울 상계2동본당(주임 한재석 신부) 입구 ‘희망트리’에 매달린 신자들의 소원 내용이다. 상계2동본당은 대림 제1주일부터 대림 제4주일까지 본당 사회사목분과 주최로 ‘희망트리’ 행사를 진행했다.
신자들이 자신의 소망을 카드에 적어 트리에 달고 카드 하나당 2000원씩 기부하는 행사다. 기부받은 성금은 본당 구역 내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주일에 봉헌되는 매 미사 전후의 이 행사에서 신자들은 접수대에서 정성스레 소망을 써 나갔다. 봉사자들은 글씨 쓰는 것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소원을 대신 적어주기도 했다. 카드에 소원을 적은 신자들은 카드를 달기 전 모금함에 2000원을 넣었다.
사목회장 이용식(요아킴·64)씨는 “카드를 달면서 기부를 한 신자들은 자신의 희망을 표현하고 도움을 받는 신자들에게는 희망을 전달하는 것”이라며 ‘희망트리’의 취지를 설명했다.
본당 사회사목분과장 권선안(유스티나·61)씨는 이 행사에 대해 “본당 신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다”면서 “전날 밤 10시까지 카드를 추가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고 밝혔다.
신자들은 산타클로스, 크리스마스트리, 눈사람 등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한껏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의 카드에 정성껏 소원을 적어 나갔다. 몇몇 어린이들은 비밀 소원을 적는 듯 카드를 손으로 가려가며 진지하게 소망을 써 내려가기도 했다.
신자들의 호응으로 희망트리에는 소망카드가 나무를 뒤덮을 정도로 빼곡히 들어찼다. 이 행사로 약 120만원의 성금이 조성됐다.
신자들이 자신의 소망을 적으며 기부한 돈은 병원비가 필요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신자들의 의료비 지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신자의 생계비 지원, 본당의 복지 사업인 ‘사랑의 반찬 나눔’에 필요한 재료비 구입에 사용될 예정이다.
한 신자는 “적은 돈이지만 저의 봉헌이 어려운 이웃에게 주님의 사랑과 자비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귀하게 쓰일 수 있게 해 주세요”라는 소망을 적어 ‘희망트리’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