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해 12월 25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성탄 메시지를 발표한 뒤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군중들을 축복하고 있다. CNS
【외신종합】 프란치스코 교황이 성탄 메시지를 통해 전쟁과 테러, 욕심으로 분열된 이 세상에 오신 아기 예수는 평화를 갈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한반도에서 벌어지는 긴장상황에 대해 “새로운 협력의 정신”으로 이를 극복하길 당부했다.
교황은 지난해 12월 25일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4만 명의 신자들을 향해 성탄 메시지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로마와 온 세계에)’를 발표했다. 교황은 “오늘 이 메시지가 지구 끝의 모든 사람들에게, 특히 전쟁과 가혹한 충돌로 상처받는 이에게 전해지길 바란다”면서 “소수의 경제적 욕망과 욕심, 돈의 우상화로 고통받는 이들에게 평화를 전한다”고 말했다.
이날 교황은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 발코니에서 메시지를 발표하며 평화라는 단어를 최소 20회 이상 사용했다. 교황은 “아기 예수의 권능으로 분쟁 지역에서도 평화가 가능하다”면서 “이 평화는 힘과 부(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힘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중동의 시리아를 시작으로 4개 대륙 14개 국가를 거명하며, 이들 나라의 평화를 기원했다. 교황은 최근 가장 심각한 전투에 시달리고 있는 알레포를 언급하며 “지친 민간인을 시급히 위로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UN에 시리아의 평화를 위해 협상을 주도해달라고 요청했다.
교황은 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갈등을 빚는 예루살렘, 극단주의 테러리스트들이 죽음의 공포를 조장하는 나이지리아, 분열로 고통을 겪는 남수단, 콩고민주공화국을 기억했다. 이어 아기 예수의 평화가 동 우크라이나의 고통받는 이들에 이르기를 기도했다.
남미로 눈길을 돌린 교황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의 평화를 위해 기도했다. 교황은 최근 콜롬비아의 후안 마뉴엘 산토스 대통령과 산토스의 정적이자 콜롬비아 평화협정을 반대하는 알바레스 유리베 전 대통령을 만나 대화와 화해의 새 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어 교황은 미얀마의 평화공존을 기원하고, 고통받는 로힝야 족을 위해 국제사회의 인도적 지원을 호소했다. 특히 교황은 한반도에 불어 닥친 새로운 긴장상황을 협력을 통해 극복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교황은 최근 테러로 상처를 입은 독일과 터키도 기억했다. 교황은 “잔인한 테러로 사랑하는 이들을 잃은 모든 이들”뿐만 아니라 심지어 수많은 지역에서 사람들의 마음속에 “공포와 죽음”을 심은 이들에게도 평화가 깃들길 기도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인도적이며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조용히 일하는 선의를 가진 모은 남녀”를 위한 평화를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