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좌담] - ‘가톨릭신문 수원교구’ 평가와 전망
교구와 교구민 이어준 ‘소통의 창’… 쇄신을 도모하다
100주년 향해 함께 가며 ‘구원의 등불’ 되어주길
주보의 한계… 신문으로 타파
교구 정책·소식 알리는데 효용
50주년 등 성장 과도기에
수원교구판 큰 힘 돼줘
사목 정책 입각한 내용 담아
교구민 신앙성숙 위해 노력하길
여러 신앙인들의 모습 통해
모범적 신앙생활 제시하고
교구민 성찰 기회 마련해줬으면
복잡다단한 세상 속에서
교회 입장 알리는 노력도 필요
교구 각 부처와 협의하여
다양한 현장 소식 다루고
유익한 내용 많이 담았으면…
교회만이 아니라 국민에게도
빛과 소금 역할하는 신문되길
◇ 좌담자 - 조원규 신부(원로사목자), 이근덕 신부(교구 복음화국 국장), 한정욱 신부(교구 홍보전산실장)
◇ 사회 - 장병일 편집국장
◇ 일시·장소 - 2016년 12월 14일 오후 3시 (수원교구청)
2007년 10월 28일 창간된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이하 수원교구판)가 어느덧 교구와 9년의 시간을 함께하고, 창간 10주년을 향해 가고 있다. 새해를 맞아 한국교회 최초의 교구 신문인 수원교구판의 의미와 지난 9년의 여정을 돌아보고 더 나은 신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좌담을 마련했다.
- 장병일 편집국장(이하 사회) : ‘수원교구판’은 한국교회에선 처음으로 창간된 교구 신문입니다.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는 교구 복음화 여정에 발맞춰 보다 능동적인 홍보 사도직이 펼쳐지게 된 것이지요. 이러한 ‘수원교구판’의 창간 의의에 대한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 조원규 신부(이하 조 신부) : 먼저 10년이란 시간 동안 여러 가지 힘든 여건 속에서도 꾸준히 수원교구판을 내주신 것에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수원교구판 발간의 참된 의의에 관해 3가지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수원교구판이 우리 교구의 신앙·영적인 의식계발을 하는 하나의 매개체가 됐다는 점입니다. 두 번째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 수원교구판이 교구민들의 복음화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는 점, 세 번째는 참된 진리의 길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는 점입니다.
아울러 이러한 역할들을 통해 수원교구판이 구원의 삶에 이르는 ‘구원의 등불’, 신앙인의 ‘파수꾼’ 역할을 해주면 좋겠습니다. 또 이런 역할이 점차 비대해지는 우리 교구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교구가 새로운 역량을 가지는데 힘이 되면 좋겠습니다.
- 이근덕 신부(이하 이 신부) : 11년 전으로 기억하는데, 성남대리구 분당성마태오본당 주임으로 사목하던 당시, 평소 친분이 있던 수원지사장님과 신문 홍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때 저는 수원교구 신자들을 위한 지면이 있으면 신문 홍보에 훨씬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그 후 ‘수원교구판’이 나온 것을 보고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에는 주보에 의지해 교구 소식을 알렸는데, 수원교구판이 나오면서 좀 더 폭넓게 교구에 대해 알릴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신자들은 지면을 통해 자기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는 신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용기를 내고, 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특히 교구는 설정 50주년을 향해 준비해 나가는 데 발전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교구에는 별도의 신문·방송 매체가 없었기 때문에, 수원교구판은 교구 성장의 과도기에서 큰 힘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 한정욱 신부(이하 한 신부) : 수원교구판이 창간됨으로써 교구에 관한 소식을 더욱 많이 알 수 있고 또 나눌 수 있는 장이 마련됐습니다. 교구 관할 지역도 넓고 본당도 점점 늘어나다 보니 안 가본 곳도 많아졌습니다. 어떤 때는 ‘이런 성당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드는 곳도 있었는데, 수원교구판에 실린 소식을 보면서 어떤 성당인지 알 수 있게 됐습니다. 교구에 관한 가깝고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 창간의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언론과 교구가 함께 협력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교구와 신문사가 협력하면서 수원교구판을 만들기 때문에, 언론홍보활동이 교구와 무관하게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홍보실과 긴밀하게 연계돼 진행됩니다. 그러면서 기사가 더욱 풍성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 사회 : 수원교구판을 발행하며 설정한 편집방향은 세 가지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교구장 주교님과 신자들의 가교 역할, 두 번째는 교구 행사 등 다양한 소식 전달, 세 번째는 교회 가르침을 담아내 신자들의 신앙성숙을 돕는다는 것입니다. 먼저 이런 편집방향이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 검토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이 신부 :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면서 그런 방향들이 잘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오히려 감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저희가 교구 설정 50주년을 준비하는 기간과 그 이후의 시간을 수원교구판이 함께 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수원교구판도 교구의 정책을 알리고 홍보하고 교육하면서 정체성을 찾아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교구장 주교님의 사목정책을 알리고 교구의 여러 정보 소식을 공유하는 데, 또 신자들의 신앙을 교육하는 데 있어서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이런 부분을 좀 더 세련되게 키워가는 것이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 많은 지면은 아니지만 섹션화를 할 필요도 있을 것 같고, 복음화국과 같이 호흡하면서 연계된 기획을 연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 한 신부 : 매달 신문사와 함께 수원교구판을 위한 회의를 진행하면서 수원교구판의 변화를 함께 봐왔습니다.
본당 행사들에는 시즌이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여름에는 신앙학교, 겨울에는 피정, 또 어떤 때는 신문에 온통 신학교 이야기 혹은 수도자 이야기만 나올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은 각 본당 특성들이 파악돼서 그런지 기획보도나 본당소식에도 다양성이 생겼습니다. 점점 본래의 취지에 잘 맞춰져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복음화국장 신부님 말씀처럼 시대에 맞는 세련미를 갖춘다면 더욱 윈-윈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사회 : 많은 독자들이 가톨릭신문을 향해 ‘신앙성숙에 도움을 받고 싶다’는 기대를 밝혀주십니다. 그래서 교리, 영성 등 신앙성숙에 관한 기획 기사들은 본지에 많이 소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지역신문 성격에 가까운 수원교구판은 더 다양한 소식 보도에 중점을 두면 어떨까 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 조 신부 : 수원교구판은 교구 사목정책에 입각한 정보를 강하게 부각시켜주는 역할을 잘 갖춰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정말 수원교구판이구나’하고 알 수 있도록 강한 메시지를 주고 있는가에 대해 성찰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우리가 복음화 활동을 할 때, 교구가 지향하는 활동에 힘을 집중하고 이끄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수원교구판은 교구가 지향하는 정책 안에 담긴 직·간접적인 하느님의 가르침을 선포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제가 한 때는 가톨릭신문 수원지사장의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신문이 신자들의 교육에 매개체가 될 수 있도록 보급하는 데 여러 가지로 노력했고, 그 점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 사회 : 조 신부님께서 수원지사장 역할을 하실 때의 소회를 좀 더 밝혀 주셨으면 합니다.
- 조 신부 : 35년 전 교구 사목국장을 할 당시에는 교구에 가톨릭신문 수원지사가 없었습니다. 당시 교구민들이 구독하는 신문 부수도 400부 가량이었습니다. 신문은 전국 주교님들의 말씀이나 신부님들의 말씀, 강론 등을 다양하게 전해주고 신앙생활에 큰 도움을 줍니다. 그래서 교구 내에서 신문구독을 좀 더 활성화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는 신문을 접어서 붙이고 발송하는 작업을 일일이 손으로 해야 했습니다. 신문 배송 작업을 위해 직원도 2명 뽑았고 저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각 본당으로 홍보를 나갔습니다. 그렇게 3년간 활동하니 신문 부수가 2700부로 늘었습니다. 참 열정으로 일했어요. 그 열정에 감명을 받아 함께 일하던 직원이 수도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때 그 노력이 지금 수원교구판이 나올 수 있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 사회 : ‘수원교구판’ 은 교구 100주년을 향한 비전인 참여, 소통, 쇄신에도 기여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 비전의 실현에 수원교구판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 한 신부 : 「50주년 교서」에 소통, 참여, 쇄신의 비전과 교구가 왜 이렇게 살아야하는지와 방향성에 관한 설명이 많이 실려 있는데, 신자 분들은 실제적인 방법이 궁금하실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을 신문이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그 방향성대로 사는 것인지 구체적인 삶의 사례를 보도해주신다면, 신자 분들도 그 길에 공감하고 따라가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이 신부 : 신문이 가진 큰 기능이 ‘알림’입니다. 「50주년 교서」의 비전 중 ‘소통’의 역할에서 가장 큰 부분을 기여해주셨고 앞으로도 그 부분에 기여해주시길 희망합니다.
한국교회는 이미 많은 부분 세상 속에 들어가 있고, 수많은 사제·수도자들이 헌신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애쓰는 분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들을 신문 지면을 통해 알려주면 교구민들과 소통이 될 수 있습니다.
또 평신도, 성직자, 수도자들이 서로 가지고 있는 고충과 아픔을 조심스럽게 다뤄준다면, 교구의 문제들을 잘 어루만지고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 조 신부 : 소통을 통해서 참여도 되고, 쇄신도 되는 것입니다. 잘못된 점은 비판도 해야겠지만, 그보다도 힘을 주고 용기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신자들이 사회 안에서 좀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가톨릭신문이 해야 할 역할입니다. 사회 안에서 무엇이 올바르고 잘못됐는지 가르쳐주고 교회는 최소한 이렇게 가야한다 하고 제시해줘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신문이 신앙의 길을 가르쳐줄 수 있는 ‘현장 체험의 장’이 돼야 할 것입니다.
- 사회 : 특히 ‘교구 복음화사업과 수원교구판’란 화두에 대해 이 신부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 이 신부 : 교구 복음화 정책을 실현해나가는 데 수원교구판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교구 복음화국은 입문성사인 세례·견진성사를 다시 정비하는 작업을 지난해부터 시작했습니다. 이 쇄신 과정에서는 교리교육과정의 문제점과 현실, 이를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등을 단계에 따라 알리는 것이 필요합니다. 주보만으로는 한계가 많기 때문에 여러 갈래의 길을 통해 최대한 소통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 수원교구판을 적극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 사회 : 2015년 말 가톨릭신문사는 ‘수원교구판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독자들이 게재하길 바라는 내용 세 가지는 △미담, 따듯한 이야기 △교리 성경 영성 등 교육적인 내용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이야기’로 집계됐습니다. 신부님들이 즐겨 읽고 있다는 기사는 ‘교구의 다양한 소식’이나 ‘교구 신부님들의 강론이나 강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신부님들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 조 신부 : 저는 신자들의 삶이 변화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신문 지면을 통해 교육적인 면을 강하게 제시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특히 현장체험을 통해 교육의 장이 되면 좋겠습니다. 실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분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아 이렇게 사니까 되는구나’하고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 한 신부 : 개인적으로 미담 사례를 좋아합니다. 교구 명예기자단에게도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뉴스, 신문에 매번 시국이야기가 나오면 어수선한 느낌, 분노, 화가 많이 생깁니다. 이런 부분에서 교회가 따듯한 소식을 전하면 치유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행보가 이슈가 되는 것은 그분이 삶으로 드러내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분의 가르침, 정신이 드러납니다. 우리 주변에도 사랑을 실천하는 사례를 발굴한다면 그것들이 모범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 이 신부 : 교구 소식을 제공하는 큰 두 파트가 복음화국, 사회복음화국인데 지나치게 각 국의 정책만 담으면 신문의 정체성을 잃고 맙니다. 그 안에서 다양한 소식을 발굴하고 새롭게 기획해 담아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각 국의 부국장 신부님이나 실무를 담당하시는 신부님들을 취재하시면 현장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평신도들의 움직임 안에서 소통하는 모습도 고정적으로 취재해 소개하면 좋겠습니다.
- 사회 :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수원교구판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명예기자들과 교구 홍보실과의 연대가 필요합니다. 이와 관련, 한 신부님 의견은 어떠신지요.
- 한 신부 : 봉사로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하시는 명예기자님들에게는 정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안타까운 점은 도시 쪽에는 기자들이 많은 반면, 용인·평택대리구 등에는 명예기자가 적고 지역은 넓어 활동이 어렵습니다. 봉사할 수 있는 기자님들이 더 늘었으면 합니다.
많은 명예기자단을 충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이분들의 양성을 위해 신문사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 사회 : 수원교구판은 앞으로도 쉬지 않고 창간 20주년, 30주년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특히 교구의 충실한 복음화 일꾼으로서 동참하겠습니다. 이러한 노력에 격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또한 독자들에게도 새해 덕담 부탁드립니다.
- 한 신부 : 수원교구판을 사랑해주시는 독자 분들께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더 빠르고 좋은 정보로 교구를 좀 더 사랑하실 수 있는 방향으로, 하느님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는 신문을 만들 수 있도록 협조하겠습니다.
- 이 신부 : 앞으로 더 발전하기를 희망합니다.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고, 신문사에서도 적극 협조 바랍니다.
- 조 신부 : 교회와 함께 맥을 이어오는 가톨릭신문사에 감사를 전합니다. 교회만이 아니라 국민에게도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신문사가 되도록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앞으로도 구원의 등불, 파수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자리매김해주길 바랍니다.
우리 교구의 교구민 모두에게도 2017년 새해 맞으면서 힘차게 살아갈 수 있도록 평화 늘 함께 하시도록 기도합니다.
덕담으로 배 위에서 파도에 시달리며 두려워하는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하신 “용기를 내어라.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씀을 전합니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면서 살아갔으면 합니다. 올 한 해도 우리 신자들이 가톨릭신문 많이 사랑해주시고 교구 신자 분들이 신앙에 유익한 가톨릭신문을 꼭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정리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사진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