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성체선교회 테쿰체리쿤넬 수사, 암 재발과 수술 이겨내고 사제품
다리·폐 일부 잃고도 신학교로
성녀 알폰사에 전구 청하며 꿈 이뤄
지난해 12월 26일 제임스 테쿰체리쿤넬 신부(뒷줄 오른쪽)가 사제 서품식 뒤 제이콥 무리켄 주교 및 가족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성체선교회 제공
암으로 한쪽 다리와 폐를 잃은 인도의 한 수도자가 온갖 역경을 딛고 사제품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26일, 인도 케랄라 주 팔라이교구 열 두 사도 성당에서는 특별한 사제서품식이 거행됐다. 서품 대상자는 27살의 제임스 테쿰체리쿤넬 수사. 테쿰체리쿤넬 수사는 사제서품 대상자 호명과 함께 제대 앞으로 걸어갔다. 하지만 그의 발걸음은 자연스럽지 못했다. 왼쪽 다리를 절뚝였던 것.
테쿰체리쿤넬은 지난 2009년 뼈암 판정을 받고 왼쪽 무릎 아래를 절단해야 했다. 인도의 시로말라바르 전례 소속 성체선교회 수사로 첫 서원을 하기 바로 전이었다. 하지만 테쿰체리쿤넬의 시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8개월 뒤, 정기검진 중 두 번째 암을 발견했다. 이번에는 왼쪽 폐였다. 결국 2011년 폐 절제 수술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두 번째 수술과 화학요법 등의 치료를 거친 테쿰체리쿤넬 수사는 다시 신학교로 돌아와 철학 과정을 마쳤다. 이후 케랄라의 사나타나 신학원에서 신학 과정을 거쳤다.
테쿰체리쿤넬 수사의 사제서품식을 주례한 팔라이교구의 제이콥 무리켄 보좌주교는 “병마를 이겨낸 새 신부의 이야기는 신자들에게 사제직의 소명을 불러일으키고, 주님의 섭리에 우리 자신을 내맡기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수도회 소속 제이슨 쿤넬 신부는 “테쿰체리쿤넬 신부의 이야기는 분명 사람들에게 생명과 고통, 신의 섭리, 현대 사회에서 봉헌생활의 의미에 대한 확신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고통스러웠던 순간에도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면서 “불평하거나 낙담하지 않았고, 특히 사제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테쿰체리쿤넬 신부는 인도의 첫 성녀인 알폰사의 전구를 청했다. 테쿰체리쿤넬 신부는 성녀 알폰사의 고향 가까이서 살았으며, 항상 성녀의 유해를 몸에 지니고 있었다.
쿤넬 신부는 “성녀 알폰사가 그를 위해 전구하고 있다는 그의 신념은 고통 중에서 더욱 커졌다”면서 “암에 걸린 그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눈물을 보인 것은 성녀의 무덤 앞이었다”고 말했다.
쿤넬 신부는 기도로 병마를 이겨낸 테쿰체리쿤넬의 삶이 많은 이들을 교회를 이끌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는 “타인을 위한 삶을 사는 사제들에 대한 사회적 냉소로 많은 젊은이들이 성소를 포기한다”면서 “하느님께 무조건적 복종을 보인 테쿰체리쿤넬의 이야기는 젊은이들에게 모범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