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수 신부(군종교구 해병대요람본당 주임)는 1월 3일 청해부대 제23진으로 최영함에 승선해 소말리아 파병을 떠나기 전 “군종참모와 군종장교로서 부여받은 여러 역할이 있지만 무엇보다 승무원들의 사고예방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 신부는 “지휘관을 보좌하는 참모로, 천주교 신자에게는 신부로, 종교를 떠나 모든 장병들의 군종장교로 6개월 동안 좁은 함정에서 생활하게 된다. 그래서 지치고 예민해지기 쉬운 승무원들의 사고를 예방하고 사기를 고취시키는 것이 가장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아무런 사고 없이 임무를 마치고 7월 4일 귀국한다면 제 역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장 신부는 해군 군종신부로 선상 위문을 간 적은 있어도 오랫동안 배를 타본 경험은 없어 해외파병 통보를 받았을 때 처음에는 두려움과 걱정이 앞섰다.
그는 “‘야훼 이레’라는 말처럼 하느님께서는 필요한 것을 마련해 주실 텐데 너무 인간적인 걱정을 많이 했다”며 “모세에게 아론이라는 조력자가 있었듯이 저도 동기, 선후배 신부님들과 신자들의 도움으로 파병을 잘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느님이 저를 청해부대에 이유 없이 부르시지는 않았음을 알았고 파병 기간 중 만나게 되는 새로운 인연들과 멋진 추억을 만들 것”이란 기대도 표현했다.
장 신부는 최영함에서의 종교활동에 대해 “매주 수요일과 주일 미사 봉헌을 기본으로 사제로서 개인적으로 매일 봉헌하는 미사에도 신자 승무원들은 참례할 수 있다”며 “군종장교가 없는 불교와 개신교 종교위원들이 종파별로 종교행사를 하도록 보장하고 비신자 장병들에게는 인성교육을 실시해 종교의 긍정적인 면을 알리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선상에서 구할 수 없는 「매일미사」를 미리 만든 것은 물론 군인성가집과 음악 파일, 기타와 키보드를 비롯한 악기도 최영함에 실었다.
6개월 간 신부로서 승무원들에게 호감을 줌으로써 예비신자를 모집해 세례를 주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또한 천주교 신자뿐만 아니라 모든 승무원들의 군종장교인 만큼 해외에서 구입할 수 없는 ‘한국맛 과자’도 충분히 챙겼다.
장 신부는 “저에게는 파병을 마쳤을 때 최영함 승무원들이 해적을 소탕해서 공을 세우는 것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모습으로 파병에 대해 좋은 기억만 갖고 돌아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며 “승무원들이 저를 통해 천주교에 대해 친근한 생각을 갖게 된다면 기쁘겠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