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교육은 꼭 책상에 앉아 수업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만 할까? ‘실천교리교육’은 바로 이러한 교육 형식의 틀을 깨고 진행된다. 오감을 이용한 수업, 실천교리교육의 소개를 통해 한국교회 내 교리교육 현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자 한다.
‘살아계신 하느님을 향하여 제 마음과 제 몸이 환성을 지릅니다.’(시편 84, 3)
우리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을 마음과 몸으로 찬양하면서 기쁨과 관계의 교육학인 신앙교수법, ‘실천교리교육’을 소개하고자 한다.
노틀담수녀회는 교리교육을 통해 좋으신 하느님에 대한 체험을 사람들과 함께 나눠왔다. 특히 1997년에는 ‘실천교리교육연구소’를 설립해 기존의 교리교육 현장과는 다소 구분되는 방법을 소개해왔다. 이는 감각을 통해 신앙을 배우고 체험하는 방법이다.
교육 대상에는 각 본당의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 신자 모두를 포함한다. 특히 교사양성 과정의 하나로서, 사제와 수도자, 신학생, 교리교사, 첫영성체와 예비신자 담당자, 유아교육기관 교사들과 함께해 왔다.
지난해 12월 3일 서울 가회동 실천교리교육연구소에서 유아교육 관계자들이 ‘실천교리교육’ 과정을 배우고 있다. 사진 최유주 기자
신문지면을 통해 이 교수방법을 소개하는 데에는 많은 한계가 있지만, 교육이 이루어지는 현장은 이렇게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학교의 교실이나 교리교육이 진행되고 있는 성당에 책상은 없다. 참여자들은 둥글게 앉아 계속 중심을 향해 바라보면서 천천히 동료의 초대를 기다린다. 서로 웃고, 손을 잡기도 하고 마침내 침묵과 고요에 이르며 기도시간을 갖는다.
참여자들은 둥글게 앉아있는 중앙에 한 이미지를 개인적으로, 공동체적으로 바닥에 그려나간다. 또 그린 것에 대해서 서로 나눈다. 한 수업이 끝나면 항상 공동체의 중심 바닥에는 참여자들에 의해 주제에 맞는 하나의 바닥그림이 그려지고, 참여자들은 그 이미지를 통해 내용을 심화하고 기억한다.
즉, 실천교리교육은 공동체 안에서 보고, 듣고, 움직이며 인식하고자 하는 개념들을 감각적 체험을 통해 내면화하는 총체적인 교수방법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연재될 몇 회를 통해서는, 인간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이 교수방법이 머리보다는 가슴이, 논리보다는 감동이 사람을 더 깊이 변화시킬 수 있음을 말하고자 한다. 더불어 20년 동안 어떻게 한국에서 실제적으로 꽃피우고 열매를 맺어왔는지 알아보고, 신앙교육을 통해 어린이, 청소년, 모든 신자들에게 어떻게 생명력을 일으킬 수 있는지 새롭게 성찰해보고자 한다.
김 마리 아니마 수녀(노틀담수녀회) 실천교리교육연구소 소장
중앙대 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해 교육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독일 실천교리교육협회 회원으로, 지도자양성 자격도 취득한 바 있다. 97년부터 실천교리교육연구소장을 맡아, 교사·수도자 등 가톨릭 교육자들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