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2월, 룸벡교구는 교구 청년대회를 마련합니다. 올해 대회는 룸벡에서 열렸습니다. 지난 3년간 청년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던 아강그리알 청년들은 들뜬 마음에 몇 주 전부터 매일 모여 성가 연습을 하고,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준비했습니다.
쉐벳의 신부님들과 의논해 트럭 두 대와 대형 SUV 차량 한 대를 동원해 룸벡까지 청년들을 태워주기로 했습니다. 트럭이 너무 크다보니 사다리를 놓고 트럭에 타는 진풍경도 펼쳐졌습니다. 청년들은 출발하면서부터 깃발을 흔들며 노래하기 시작합니다. 벌써부터 청년대회의 열기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룸벡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청년들이 도착해 어떤 무리는 북을 치고 춤을 추고, 어떤 이들은 벌써 배구를 하며 놀고 있습니다. 우리 아강그리알 청년들은 트럭에서 내리자마자 창과 방패를 들고 동물 가죽 모자를 쓰고 춤을 추면서, 모든 이의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다른 본당 신부님들도 아강그리알과 쉐벳 본당 청년들이 가장 활기차다고 칭찬을 합니다. 이런 말을 들으니 어깨도 으쓱, 기분이 좋아집니다.
대회에는 약 1200여 명의 청년들이 참가했습니다. 다양한 주제의 강의, 배구와 축구 시합, 각 본당에서 준비한 공연들로 이루어진 대회는 이제 룸벡교구의 대표 행사가 됐습니다.
대회 참가를 위해 대형 덤프트럭에 탑승한 청년들.
대회의 하이라이트는 토요일 밤 빛의 행렬입니다. 행렬 출발 장소인 룸벡 병원 앞에 모여, 해가 지기 직전에 행렬을 시작합니다. 교구 코디네이터인 존 마티앙 신부님께서 성체를 모시고 차에 올라 행렬의 중간에 섭니다. 성체 행렬의 앞뒤로 청년들이 줄을 맞춰 노래를 부르며 행렬을 시작합니다. 촛불이 켜지면 얼마나 멋진 행렬이 될까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대한민국 촛불 집회의 장관을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바람에 촛불도 자주 꺼지고, 촛불에 신경 쓰느라 대오가 흐트러져 기대했던 광경은 펼쳐지지 않았습니다. 다음엔 종이컵을 후원해야겠습니다. 그래도 노래 소리만큼은 작아지지 않았습니다. 행렬이 룸벡 시내를 관통해 주교좌성당으로 향하자,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구경하고 사진도 찍습니다.
주교좌성당인 성가정 성당에 도착하자, 성체 현시와 고해성사가 마련됐습니다. 마땅한 고해소가 없어 저는 야외 성당 구석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성사를 보는 아이들이 얼마나 되겠어’하는 생각을 했는데, 청년들의 줄이 쉽게 줄지 않습니다. 이 시간만큼은 너무나 거룩합니다. 언뜻 춤추고 놀기만 좋아하는 것 같지만, 하느님과의 만남 또한 소중하게 여기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이곳의 교회는 젊은 교회입니다. 미사 참례자의 80% 이상이 어린이와 청년입니다. 청년대회를 보면서 젊은 교회의 신선함과 미래를 봅니다. 아프리카, 특히 딩카족의 문화 속에서 복음을 전하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청년대회를 지켜보면서 분명 그리스도께서 이 젊은이들 마음 안에 자리잡고 계심을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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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