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9일 광주 가톨릭평생교육원에서 열린 ‘촛불항쟁과 개헌’ 주제 특강에서 민병로 교수가 강의를 하고 있다.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이영선 신부)는 1월 9일 광주 가톨릭평생교육원에서 ‘촛불항쟁과 개헌’을 주제로 특강을 열어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국정농단 사태와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개헌에 대해 돌아보는 장을 마련했다.
이날 강사로 나선 민병로 교수(전남대 법학과)는 먼저 이번 국정농단 사태와 역대 대통령의 부정부패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람의 문제인가, 제도의 문제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민 교수는 “깨끗한 사람이 권력을 잡으면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며 “이는 제왕적 대통령이 가능한 제도의 문제이며 제도의 핵심은 바로 헌법”이라고 말했다.
민 교수는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헌법으로 국가 권력을 제한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국가는 권력을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 행사해야 한다. 그것을 전제로 국민은 권력자의 지배에 복종하는 것”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또한 “현행의 헌법 체계는 1987년에 개헌될 당시 대통령의 임기연장 시도를 제한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 역사적 소임을 다했다”며 새로운 헌법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민 교수는 무엇보다 “권력자의 권력남용을 억제하고 인권을 지키며 국가 권력을 제한, 통제하는 것이 바로 헌법이기에 헌법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의에 참석한 이태윤(요셉·46·광주대교구 영광본당)씨는 “현재 헌법에서 대통령의 권한이 생각보다 막강하다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 직전에 기존 내각을 모두 사퇴시키고 과도내각을 구성했던 것처럼 현 대통령이 직무정지에 있는 현재 상황에서 개헌 논의를 하면서 이를 참고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특강에는 신자와 지역주민 등 120여 명이 참석했다.
광주대교구 정평위가 주최하는 ‘함께하는 세상을 위한 미사’는 2009년부터 매달 첫째 월요일에 봉헌되고 있으며 미사 뒤엔 사회교리와 관련된 특강이 이어진다. 올해는 ‘촛불항쟁과 개헌’에 이어 ‘인권의 개념과 자기결정권’, ‘GMO 현황과 최신 쟁점’ 등 강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