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가 1월 23일 수원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한 시국미사에서 사제단과 신자들이 민주주의 회복을 다짐하고 있다.
수원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최재철 신부, 이하 수원 정평위)는 1월 23일 수원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적폐 청산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시국미사를 봉헌했다.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봉헌된 이날 미사에는 교구 총대리 이성효 주교, 교구장대리 문희종 주교를 비롯한 교구 사제단 80여 명과 수도자, 평신도 500여 명이 참례했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에 앞서 “국정농단에 분노한 시민들이 13차례에 걸쳐 정의의 촛불을 들었지만, 그 주역들은 아직도 잘못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올해는 우리나라의 모든 영역에서 특권, 불평등 등의 적폐를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언직은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라고 강조하면서 “세상의 정치·사회·문화 속에서 악을 고발하고 하느님의 뜻을 망설임 없이 선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시국미사 중에는 수원 정평위의 시국성명도 발표됐다.
수원 정평위는 성명을 통해 “국민들이 탄핵하고자 한 것은 비단 대통령만이 아니”라면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 남북대결주의와 친일파, 신 유신독재의 잔재 등 우리 사회의 모든 적폐를 청산하려는 국민적 의지가 분출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사회 환부를 도려내는 아픔을 견뎌내야만 공동선을 증진하는 새로운 나라를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수원 정평위는 “세상의 십자가 위에 세워진 그리스도교 신앙은 결코 세상과 무관할 수 없다”면서 “정의와 평화, 생명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며,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려는 선의의 모든 이들과 함께 공동선을 실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사 강론을 맡은 수원 정평위원장 최재철 신부는 “헤로데, 율법학자, 바리사이 등 불의한 이들에게 예수의 탄생이 기쁜소식이 아니었듯이, 모든 이에게 듣기 좋은 복음은 복음이 아니었다”고 거듭 말하면서 “점차 시국에 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신자들은 우보만리(牛步萬里)라는 말처럼 지치지 않고 양심과 신앙, 진리를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