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 수도자들을 위한 연수에서 참여자들이 ‘예수 그리스도 우리의 빛’이라는 주제로 빛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펼치며 기쁨을 체험하고 있다.
한 사람이 죽어서 천국에 있는 하느님 앞에 섰다. 하느님께서 그에게 물었다. “삶이 기뻤느냐?” 그러자 그는 대답했다. “저는 아주 열심히 살았습니다. 한 번도 게으름을 피운 적이 없습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 다시 물었다. “삶이 기뻤느냐?” 그는 대답했다. “저는 가족들을 보살피려고 쉬는 날도 없었고 교회에 봉사하느라 놀러가지도 않았습니다.” 하느님은 다시 그에게 물었다. “그래! 수고가 많았다. 그런데 내가 다시 묻겠다. 네 삶이 기뻤느냐?” 그러자 그가 대답했다. “아니요, 기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자 하느님께서 그를 측은히 바라보며 말씀하셨다. “그렇다면 참으로 유감이구나! 나는 너에게 기쁘게 살라고 생명을 주었다.”
‘기뻐하라’는 실천교리교육에서 자주 거론되는 교육 핵심 중의 하나다. 왜 기뻐해야 하는가? 우리가 이 세상에서 살아가도록 생명이 주어짐 자체가 기쁨의 근원인 것이다.
실천교리교육 현장에서는 ‘신체화, 언어화, 이미지화’를 통해 실존의 기쁨을 누리며 개념을 인식하도록 돕는다. 즉, 한 가지 사실에 대해 입으로 말하고, 몸으로 표현하며, 이미지로 그리다보면 머리에서 마음까지 이르고, 경험의 내면화를 거친 지식이 우리에게 참된 삶의 의미와 가치를 더 줄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제시된 사진은 본당에서 젊은이들을 담당하는 수도자들의 연수 중 ‘예수 그리스도 우리의 빛’이라는 주제로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이다.
아무것도 없던 빈 공간에 참여자들에 의해 노란색 투명천이 묶여진 원이 발견된다. 발견되는 과정은 다양하다. 리더의 질문과 주어지는 힌트를 통해, 상상과 판타지를 통해, 삶의 경험과 희망, 꿈을 통해 주제의 중심사물이 기쁨과 호기심 속에 펼쳐지게 된다. 이후 빛에 관한 묵상이 이어진다. 참가자들은 삶의 다양한 방식으로 체험되었던 빛을 기억하며 공동체가 함께 세상에 빛을 높이 들어올린다. 그리고 빛이 필요한 곳에 전달될 수 있길 기원하며 몸으로 기도하고, 다시 중앙에 놓는다.
바로 이 모습이 사진 속 장면이다. 이 교육은 부활, 죽음과 생명, 시편기도 등의 수업과 연결될 수 있다. 7성사의 시작, 부모 교육, 견진교리의 시작, 생일 축하 그 외에 의미 있는 동화들을 이런 방식으로 소개할 수 있다.
이처럼 실천교리교육은 찾고, 발견하고, 움직이면서 공동체 안에서 자기를 잃어버림으로써 자기를 찾으며 내적인 현존의 기쁨을 체득하게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교육학의 기초정신이, 근본의 회복이 절실히 필요한 이 시대에, ‘다시 돌아섬’의 문화와 ‘생명존중의 문화’에 새 힘을 줄 수 있길 기대한다.
김 마리 아니마 수녀(노틀담수녀회) 실천교리교육연구소 소장
중앙대 대학원에서 가톨릭유아종교교육 교수법인 ‘실천교리교육’에 관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독일 실천교리교육협회 회원으로, 지도자양성자격도 취득한 바 있다. 1997년부터 실천교리교육연구소장을 맡아 교사·수도자 등 가톨릭 교육자들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