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노 :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국정 농단’ 사태 여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하고 좋은 나라를 만들어나가면 좋겠습니다.
덕이 : 신부님, 이번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띠노 : 특정 개인이나 집단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살아온 결과, 곧 권력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려 해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아닐까 합니다.
시몬 : ‘우리 모두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자는 말씀 같은데요.
띠노 : 맞아요. 모두의 이익, 공동의 선익을 일컬어 ‘공동선’이라고 합니다. 어디서나 공동선이 지켜져야 한다는 공동선의 원리는 사회교리의 핵심 원리 중 하나이기도 하죠.
시몬 : 공동선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건가요.
띠노 : “집단이나 구성원 개인으로 하여금 더 완전하고 더 용이하게 자기완성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사회 생활상 여러 가지 조건들의 총체”로 정의할 수 있어요. 공동선은 모든 인간이 이루는 공동체적인 선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교회는 “사회생활의 모든 측면은 공동선의 원리와 관계를 맺어야 완전한 의미를 가지게 된다”고 가르칩니다.
덕이 : 말은 간단한데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군요.
띠노 : “인간 존엄성의 원리” 기억하시죠? ‘모든’ 인간이 존엄하기 때문에 일치와 평등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죠. 모든 인간이 존엄하기 때문에 인간은 다른 인간과 ‘더불어’ 다른 인간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올바른 사회는 바로 공동선을 지향하고 그것을 으뜸 목표로 삼는 사회라고 말합니다. 더 나아가 “공동선이야말로 사회생활의 의미를 이루는 요소이며 사회 자체가 존재하는 참된 이유”라고 강조합니다.
시몬 : 공동선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띠노 : 가톨릭 교회 교리서는 공동선을 이루는 요소로 “공동선은 인간을 인격체로 존중할 것을 전제로 한다” “공동선은 사회의 안녕과 집단 자체의 발전을 요구한다” “공동선은 평화를 지향한다”는 세 가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공동선의 첫째 요소는 바로 인간 그 자체라는 것인데요, 지난주에 말씀드렸던, 모든 사회교리 원리들은 인간에서 출발하고 인간을 목표로 한다는 말을 다시 한번 기억할 수 있겠죠.
덕이 : 공동선을 우리 삶에 체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띠노 : 교회는 공동선이 정치 공동체에서 가장 완전하게 실현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민 사회, 시민(국민), 중간 집단들의 공동선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이 바로 국가의 역할이라는 것이죠.
시몬 : 그런 의미에서 국정 농단 사태를 생각해보면, 사리사욕을 위해 권력을 이용한 사람도 문제지만, 결국 국가가 공동선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임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물을 수밖에 없겠군요.
띠노 : 이 문제는 보수, 진보의 가치를 지키는 것보다 더 근원적이고 중요한 일입니다. 바로 공동선과 연관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인 이상 우리는 우리들만을 위한 삶이 아닌, ‘공동선’을 위해 살아야 할 의무가 있는 존재임을 되새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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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민경일 신부(아우구스티노·서울대교구)
민경일 신부는 서울대교구 소속으로 2002년 사제품을 받았다. 경희대학교 NGO대학원에서 시민사회학을 전공했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보건대학원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