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원자 예수 너의 사랑
‘부족해도 가난해도 아파 신음할 때도 사랑한다’
누구나 힘든 순간을 경험한다. 각자가 겪는 고통의 크기도 다르고 종류도 다르지만, 굴곡 없는 인생이 어디 있겠는가. 인생에 닥친 고통은 때론 삶의 희망마저 빼앗아 가버리기도 하지만 또 다른 희망으로 찾아오기도 한다. 적어도 최현숙(아가타)씨에게는 그러했다. 20대 나이에 찾아온 실명은 미래마저 어둡게 만들었다.
“앞이 보이지 않는 것뿐만 아니라 저에게 닥친 모든 상황이 갈수록 힘들어졌죠. 차라리 죽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어서 빨리 이 순간이 지나가길 바라며 기도했지만 그 기도마저 공허한 메아리처럼 느껴지는 절망감이 들었다. 그 때 최씨는 문득 ‘내가 왜 예수님을 믿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떠올렸다.
“내가 종교에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을 하기도 했었습니다. 너무 막막했었으니까요. 그런데 ‘내가 왜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지?’하는 생각이 떠올랐죠. 죽는 것이 더 낫겠다는 그 순간에도 나는 왜 예수님을 더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됐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받은 수많은 사랑이 떠올랐다. 예수님을 내가 사랑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사랑한다고 이야기해주시는 것이 더 많았고, 그 받은 사랑이 있기에 예수님께 사랑한다고 고백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받은 은총을 모아 곡을 써내려갔다. 그 곡이 ‘구원자 예수 너의 사랑’이다.
“곡을 쓰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펑펑 울면서 녹음기에 녹음해 뒀었는데 다음날 다시 들어보니 또 많이 울었습니다. 그렇게 눈물로 쓴 곡이죠.”
‘구원자 예수 너의 사랑’ 중 ‘녹아내릴 듯한 그 눈길’이라는 가사가 있다. 최현숙씨가 체험한 예수님의 사랑은 그랬다.
“예수님은 언제나 항상 저를 바라봐 주고 계셨습니다. 그 눈빛은 저를 항상 바라보셨죠. 모든 것을 내어주시고도 더 내어주시고자 하시는 그 사랑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의 크신 사랑을 깨닫게 되자 내 안의 부족함을 느낄 수 있었다. 시력을 잃은 것도, 힘든 삶도,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접어버렸다.
“저는 진짜 저만 생각했었어요. 기도하는 순간에도 ‘눈이 보였으면’ ‘안 아팠으면’ ‘힘든 일이 풀렸으면’ 하는 저의 지향만 떠올리고 있었죠. 기도하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십시오’라고 저의 청원만 드리고 있는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나는 나만 생각했었는데/나를 위해 주님 불렀는데’라는 첫 가사는 이런 마음에서 나왔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루카 10,27)는 말씀처럼 우리의 이웃을 ‘나’ 자신처럼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나아가 예수님도 나 자신처럼 아니, 자신보다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그렇게 잘 안되기에 계속 기도해야 하는 것 같아요.”
신동헌 기자 david983@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