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는 1월부터 2월까지 여름입니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더 덥고 건조합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다들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설상가상 벌써 열흘 가까이 계속되는 산불로 인해 엄청난 피해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렇듯이 재난이 생기면 언제나 피해는 가난하고 힘 없는 사람들의 몫인 것 같습니다. 칠레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피해를 고스란히 받은 사람들은 길거리에 텐트를 치고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보내주는 구호물품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칠레의 복구를 위해서 기도 많이 부탁 드립니다.
전 요즘 스페인어 복습 중입니다. 학원에 다니면서 그동안 실수했던 부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을 다시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스페인어를 정리하면서 종종 ‘에스팡글리쉬’와 ‘칠레니스모’에 대해서도 대충 정리를 합니다. 이것이 무엇일까요? 에스팡글리쉬는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이 영어를 스페인어처럼 읽는 것이고, 칠레니스모는 칠레 사람들이 자주 쓰는 일종의 은어 같은 것이라 할 수 있죠. 이것 뿐만 아니라 칠레 사람들이 많이 쓰는 콧소리 섞여 있는 발음도 배웠죠. 제가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동안 이것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고 사전에 나와 있지도 않아서 사람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었기 때문입니다.
칠레는 기본적으로 기초교육을 받을 의무가 있지만 교육의 질은 아주 차별적입니다.
공립학교들이 제공하는 교육은 대부분 질이 낮습니다. 교사들은 낮은 임금과 과도한 업무에 시달립니다. 학교 교육의 질이 낮으니 학생들도 수업을 빼먹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산불로 집을 잃은 칠레 현지인.
반면 사립학교는 교육의 질이 높고 비쌉니다. 그러니 돈이 있는 사람들은 좋은 교육을 받고 좋은 대학에 진학하며 나아가 좋은 직업을 가집니다. 이로써 그들의 자녀들도 좋은 교육을 받게 할 수 있죠. 반대로 가난한 사람들은 질 낮은 교육의 대물림과 가난의 대물림을 벗어나기 힘듭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부모가 쓰는 단어를 그대로 물려받게 됩니다. 한참 교육을 받아야 하는 나이에 덜컥 아이를 갖게 된 부모, 그 부모가 아이를 키우다보니 아이는 자연스레 부모가 쓰는 잘못된 표현과 발음을 그대로 듣고 배우죠. 때문에 사는 동네에 따라서 쓰는 표현과 발음도 완전히 다릅니다. 제가 사는 곳에서는 아주 흔하게 들을 수 있는 은어와 콧소리를 잘 사는 동네에서는 듣기 어렵죠.
교육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교육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다시 다른 이들을 교육하고, 결국 세상을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신앙을 배우고 어떻게 실천하느냐에 따라 우리 교회가 다른 모습을 갖게 될 것입니다.
교회는 하루아침에 생긴 것이 아니라 예수님으로부터 보고 듣고 배운 사도들이 대를 이어 가르치고 보여주고 들려줌으로써 오늘날에 이른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도 교회 안에서 올바른 신앙을 배우고 올바른 신앙인의 모습을 세상에 보여줘야 합니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그리스도가 이 세상에 있음을 깨닫게 해야 합니다. 우리는 바로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주님께서 불러 모으신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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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석훈 신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