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와 업무협약 맺은 교황청립 안젤리쿰 신학대학장 스티페 유리치 신부
불교뿐 아니라 한국문화·동양 종교 이해하는 ‘첫 걸음’
비교종교학 박사로 20여년 학생 교육
“종교 간 대화는 세계 평화의 징검다리”
“전쟁과 그로 인해 발생한 난민 등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는 대부분 타 종교와 타 문화에 대한 오해와 이해 부족에서 비롯되고 있습니다. 동국대학교와의 업무협약은 우리 학생들이 불교와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교황청립 성 토마스 아퀴나스 대학교(이하 안젤리쿰) 신학대학장 스티페 유리치 신부(Stipe Juric·67)는 2월 7일 동국대학교(총장 보광 스님)와 맺은 업무협약에 큰 기대를 걸었다.
유리치 신부는 “세계 평화는 상대에 대한 이해에서 시작된다”면서 종교 간 대화는 평화를 향한 중요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업무협약은 동양 종교 연구 확대를 위한 교류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도미니코수도회 소속으로, 구 유고슬라비아에서 태어난 유리치 신부는 민족과 종교, 언어의 차이로 한 나라가 갈라지고, 갈라진 나라들이 서로 피투성이가 되어 다투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따라서 유리치 신부는 상대방의 종교를 아는 일이 평화 공존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체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안젤리쿰에서 성서학 전임교수로 재직하던 유리치 신부는 비교종교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신학대학장을 역임하며 20여 년 간 안젤리쿰 학생들의 타 종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유리치 신부는 “안젤리쿰은 전 세계 다양한 나라에서 온 학생들에게 종교 간 대화와 교회일치에 대한 강의를 마련하고 타 종교 학생들을 초청하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면서 “한국의 불교계가 운영하는 동국대에서 교류협력 제의가 들어와 기쁘게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불교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입문서 수준의 지식만 갖고 있다”고 밝힌 유리치 신부는 “앞으로 교류협력을 지속할 것이기 때문에 향후 더 많이 알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리치 신부는 “종교의 가장 큰 미덕은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 포용”이라면서 “타 종교를 연구하면 할수록 자신이 믿는 종교에 대한 믿음도 깊어진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교 간 대화 및 교류는 곧 종교인의 소명”이라고 덧붙였다.
유리치 신부는 또한 “동국대와의 교류협력은 종교 간 대화의 장이 열리게 된 것뿐 아니라 국가 간 상호이해를 도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한다”면서 “이번 교류는 안젤리쿰 학생들에게 불교라는 종교를 알리고 한국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