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승구 신부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이다. 나 신부가 서울 장위1동선교본당 주임이던 2월 1일 본당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햇살자취방을 시작한 의미는 같이 살자는 것입니다. 여유롭지 않은 청년들이 도시에서 생활할 때 벌어 놓은 돈을 모두 주거비로 지출하면 결혼을 하는 등 희망을 갖고 살 수가 없지요. 더 나은 환경으로 이동하려면 저축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청년들이 저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나 신부는 전임 이강서 신부가 시작한 햇살자취방을 이어 운영하면서 “어려운 사람과 함께하겠다는 마음으로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햇살자취방이 아무리 좋은 제도라고 해도 운영자가 마음으로 운영하지 않으면 별로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신부는 “주거문제를 해결하려는 젊은이들이 조합을 만든다든지 새로운 형태로 움직임을 보인다면 전세금 지원 등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바람직한 것은 청년들 스스로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청년이 스스로 삶을 꾸릴 수 있도록 발판이 돼 줄 수는 있지만 그들의 삶을 주관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청년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나 신부는 햇살자취방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으로 본당에서 2년마다 집을 새로 구해야 하는 점을 꼽았다. “전세 계약 기간이 2년이어서 집을 옮길 때 입주 기간이 남은 청년은 함께 이사를 해야 합니다. 여간 복잡한 문제가 아니지요.”
그의 말 속에 자취방을 운영하는데 있어 전세 계약 기간 문제 등으로 겪는 어려움들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집을 구할 때마다 집이 한 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건 유혹이고 자본주의적인 방식입니다. 집을 사게 되면 거기서부터 또 다른 문제가 시작될 것입니다.” 적잖은 어려움 속에서도 현재의 운영 방식을 유지하려는 이유다.
나 신부는 햇살자취방에 대해 “이것은 미봉책일지 모른다. 이 일을 하는 이유는 어렵고 힘들게 사는 청년들이 우리나라 구조 안에 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아파트를 많이 지어 집이 돈벌이 수단이 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집이 없는 사람들에게 집을 주는 것이 근본적으로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