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종파를 달리하면서도 그리스도안에서 하나가 되도록 기도하고 협력하기 위해 설정된 교회일치주간이 금년으로 25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25주년을 맞는 교회일치주간을 맞아 그리스도의 한 형제로 모이기 위한 일치운동의 근본정신과 함께 한국에서 전개돼온 일치운동 25년을 되돌아보고 한국에서 교회 일치운동의 바람직한 방향을 전망해 본다.
1941년 세계의 모든 갈라진 그리스도인들이 함께 교회일치를 위한 기도회를 개최 최초로 동시에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후 제2차 바티깐공의회와 더불어 확산되기 시작한 교회 일치운동은 1966년 각 교파간의 위원회가 준비한 공동 기도문이 전세계에 보급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제2차 바티깐공의회에서 일치운동에 대한 교령이 발표되면서 기존의 교회 입장에서 전환, 기도를 통한 일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가톨릭신자들이 갈라진 형제들과 함께 같은 장소에서 기도하는 행사를 허용함으로써 일치운동과 일치기도주간이 활발한 양상으로 진전됐다.
이에 따라 한국교회도 교황청 그리스도 일치촉진위원회와 개신교 세계교회협의회가 합동으로 작성한 내용을 토대로 주교회의 일치위원회에서 매년 일치주간의 주세를 설정하고 공동의 기도문을 작성, 배포하는 한편 각 교파 대표들간 광범위한 대화와 교파간의 교환 설교 등 일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해오고 있다.
그러나 25주년을 맞이하는 교회 일치기도모임이 거의 모든 종파의 성직자는 물론 신자들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등 파급효과가 미비해 일치를 위한 제 구실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지난 90년말 현대사목연구소가 발표한「우리나라 종교지도자들의 의식에 대한 조사연구」에서 드러나듯이 각 종파의 성직자들의 타종파에 대한 배타심이나 무관심이 심각해 한국에서의 교회일치는 요원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까지 한국에서 교회일치를 위한 노력을 살펴보면 지난 68년 이래 매년 1월 18일부터 25일을 교회일치기도주간으로 설정, 일치와 상호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기도모임을 개최해 왔으며, 교회일치를 위해 탄생한 초교파적인 기도공동체인 떼제공동체가 69년 우리나라에 진출해 지속적인 기도를 하고있다.
또한 지난 71년부터 가톨릭과 개신교의 신학자들의 접촉으로 교회 일치를 위한 가장 큰 가시적인 효과인 신구약합본 공동번역성서가 작성되기에 이르렀다.
아울러 지난 70년대 말부터 시작된 교회의 대사회운동에서 개신교와 가톨릭의 성직자 및 신자들의 자연스러운 만남의 기회가 주어져 상호이해의 폭을 넓힐수 있었던 점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치를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있었음에도 불구, 일치운동이 시작된 기간에 비례해 상호불신과 함께 종파별 벽은 더욱 높아져가고 있는 상황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치기도모임이 우리나라에서 각 종파의 성직자는 물론 신자들에게 파급효과가 적을 뿐만 아니라 일치기도모임을 위한 각 종파간 대표들의 대화가 잘 이뤄지고 있지 않아 일치기도회가 형식적으로 치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신구교 신학자들의 학문적인 만남이 이뤄지고 있다고는 하나 지난 71년 광주가톨릭대학에서 심포지엄을 통한 첫학문적 접촉후 지난해 7월 서울 YMCA에서 신구교「주기도문 개정 토론회」까지 단 4차례에 불과, 일부 신학자들간의 만남만 이뤄지고 있을 뿐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종파별 모임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함께 지난 77년 신구교 합동으로 번역한 신구약합본 성서가 개신교구에서는 사용하지 않고 가톨릭에서만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본래 의미와는 일치되지 않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민주화 과정에서 가톨릭과 개신교의 성직자및 신자들의 만남의 기회가 많이 주어져 상호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점 때문에 사회운동은 교회 일치를 위한 부수적인 효과만을 기대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일치를 위한 노력에도 교회일치가 이뤄지지않고 각 종파간 벽이 놓아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 주교회의 일치위원회 위원장 김창렬 주교는 『일치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가 가까이 접하면서 정을 느끼는 것』이라고 전제하고 『기도를 함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주교는 『가톨릭 교회는 신자들의 교리지식이 부족한 상태이므로 교리지식 습득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교리적인 무장을 통해 일치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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