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공장에서 8시간 일하고 밤이면 공부하는 그 일은 결코 쉽고 누구나 해볼만한 일은 아니었다. 믿음을 바탕으로 꿋꿋하게 버텨 나가면서 해온 결과 처음 인쇄3급시험에서 2급까지 자격증을 취득했고 또 중학교 1학년 중퇴한 그가 공부 시작한지 9개월만에 고입검정고시에 합격하는 영광을 받게 되었다. 책과 씨름하는 동안 자연히 마음도 차분해지고 눈이 떠져서 모르던 것도 많이 알게 되었다.
『아는 것이 힘 배워야 산다』는 것을 체험했다.
신앙서적도 많이 읽으므로 신앙심도 차차 두터워져 갔다. 남을 돕겠다는 이웃 사랑에도 자연히 눈을 뜨게 되어 동료들에게도 사랑받는 존재로 변화되어 갔다. 79년 12월 김수환 추기경님 주례로 견진성사를 받았다. 여러 강사신부님의 지도하에 성령세미나를 통해 신심이 더욱 두터워져 갔다.
마침내 6개월 앞당겨 가석방의 날이 다가왔다. 성토요일 아침 수녀원 초인종이 울려 나가봤더니 요한이가 서 있었다. 처음엔 당황했었다. 『요한아 너 어떻게 된거니?』 『오늘 새벽 가석방 나왔습니다』『그래? 축하한다. 수고 많았지. 어서들어오너라』객실에 앉아 그의 이야기를 들어 주었다. 해방감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러나 침식이 막연했다. 부친도 돌아가시고 세상에 아무도 그를 반겨줄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일단 법무부 갱생보호소에 머물기로하고 갔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지만 ○○석재사에 취직이 됐다. 초봉30만원에 침식은 사무실에서 기거하기로하여 그외 수당이 월5만원씩 주기로 했다. 나는 쉐타공장 마태오 사장님께 부탁하여 이불과 따불형 녹음기를 구입해가지고 그를 방문하여 격려해주었다.
그후부터 석재사에 오고가는 다른 사장님들의 눈에 들만큼 성실하게 일을 잘하여 보는이 마다 보통10만원 올려줄께 자기공장으로 오라는 바람에 몇달 안가서 60만원이되었다. 그해 4월 보증금 30만원에 월 6만원짜리 사글세방을 얻어 이사하였다. 그는 힘든 일을 하면서도 저축하기 위한 결심에서 술ㆍ담배도 끊고 아침엔 컵라면 1개와 점심은 공장에서 먹고 저녁은 1천6백원짜리 백반을 대놓고 먹기로 하였다.
그런데 집주인이 보기에 혼자사는 젊은이가 매일 출퇴근 시간이 정확하고 술도 않으며 품행이 매우 단정하고 성당에 꼬박꼬박 잘나가는 수도자 같은 착실한 면을 눈여겨 보다가 두내외가 의논 끝에 자기네 한상에서 식사하기로 권하는 한편 인천의 친정 어머니께 연락하여 오시게 했다. 본인은 전혀 모르고 1주일을 더 두고 지켜본 결과 성실하고 믿음이 좋고 그런면이 역시 마음에 들어 그집에 세든지 두주일만에 하루는 인수를 불러놓고 자기들의 심정을 모두 실토하게 되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