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톨릭 여성신자 가운데 86%가 가정에서 배우자로부터 폭력을 당하고 있으며, 저학력보다는 고학력층에서 또 중년 여성일수록 가정에서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가정폭력 문제가 여성들의 당면한 큰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서울 가톨릭사회복지회(회장ㆍ최선웅 신부) 산하 여성복지협의회가 지난 4월부터 8일까지 서울 및 경인지역 가톨릭 여성신자 3백5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정폭력에 관한 설문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이 설문조사에 의하면 구타당하는 여성들 가운데 40~50대가 전체의 응답자중 70.6%를 차지해 중년의 가정주부층에서 구타당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30대가 23%, 60대가 6.3%로 나타났다.
구타당하는 아내의 학력을 살펴보면 국졸이 6.8%, 중졸 23%, 고졸 41%, 전문대졸 이상이 29%로 저학력의 아내 보다도 고학력의 아내가 구타당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학력 수준이 높을수록 자신의 권리주장이 강하다는 것을 잘 반영해 주고 있다.
또 응답자 중에서 구타나 학대를 받을 때 언어에 의한 폭력을 당하고 있다는 반응을 보인 여성이 63%에 달했으며, 구타에 의한 폭력이 30%, 심지어는 가두어 놓고 폭행한다는 경우도 2%나 되는 것으로 집계되어 가정폭력이 매우 심각한 상태에까지 이르렀음을 짐작케 하고 있다.
여성들이 구타당하는 직접적인 원인을 묻는 질문에서는 이유없이 구타하는 경우가 4%,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로 인하여 16%, 아내가 살림을 잘못한다고 6%, 시댁 식구와의 불화가 16%, 자녀 양육과 교육문제 7%, 종교관계4%, 친정집이 가난하다는 이유 6%, 아내의 말대구 24%, 남편의 외도와 아들을 못 낳는다고 6%, 술에 만취돼 11% 등 다양한 반응 들이 나타났다.
특히 친정집의 가난과 아들을 못 낳기 때문에 구타당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은 아직도 가부장제의 폐습과 물질주의적인 사고방식이 우리 사회에 팽배해 있음을 잘 말해주고 있다.
또 「아내를 구타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구타하는가」라는 질문에 자녀들도 구타한다는 응답이 51%로 나타나 가족전체의 폭력 즉 아동에 대한 폭력도 심각한 상태에 까지 와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여성들이 구타를 당한후 취하는 행동으로서 파출소나 기타 관계기관에 호소한 일은 아직 없다는 반을을 보였으며 대들고 함께 싸운다 57%, 그대로 참고 맞는다 32%, 자살소동까지 벌인다 7.1%, 도망친다 4.2%의 순서로 나타나 가정폭력은 가정내에서 처리하겠다는 생각이 지배적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더욱이 설문에 응답한 여성중에서 86%가 구타 당한후 일시적으로 쉴수 있는 쉼터(SHELTER)의 필요성을 지적하고 종교기관에서 이를 개원해 줄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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