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순간 지구촌 곳곳에서는 수억에 달하는 사람들이 굶주림으로 인한 고통을 참지 못해 아사직전의 몰골로 누군가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루에 3만5천명, 일년에 서울의 인구보다 더 많은 1천3백만명의 생명들이 아프리카 등지에서 가난으로 생명을 잃어가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의 경우 전세값 부족으로 자살하고 결식아동이 없어지지 않고있는 가운데 지난 한해동안 쓰레기통에 버려진 음식물을 금액으로 환산 했을 때 연간 약 8백억원에 달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이 얼마나 불공평한 세상인가를 잘 말해주고 있다.
우리는 미사때마다 나눔의 극치인 하느님의 살과 피를 받아 먹음으로서 나눔의 잔치에 동참하지만 진정한 나눔의 의미와 가치를 스스로 체득해 가는데 매우 인색해있음을 스스로 반성해 볼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하느님=사랑=나눔」이라는 등식이 말해주듯 나눔없는 신앙은 신앙으로서의 가치와 하느님의 선택된 백성으로서의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우리는 과연 얼마만큼의 나눔을 실천하며 살고 있는가 반문해보지 않을 수 없다.
■ 사회속에서의 나눔
수차례에 걸친 경제개발 계획의 성과로 1인당 GNP가 지난해말 6천달러에 육박하는 등 소득수준이 향상됐지만 국민들의 의식 또한 변화를 가져와 가진자와의 상대적 빈곤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즉 1인당 소득 6천달러는 4인가족을 기준했을 때 1천8백만원의 가족소득이 보장돼야 하나 대부분 근로자들의 가계소득은 그보다 훨씬 밑돌게 된다는 것이며 그러한 이유들로 인해 재벌과 근로자, 사용자와 노동자간의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재벌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민들의 희생위에 재화를 축적 했음에도 기업의 주인인 근로자들에게 가치를 나눠주는데 인색함을 보이고 있어 가진 자로서의 나누려는 태도가 절실히 요망되고 있다.
서울 구로동의 한 제약회사에 근무하는 오종진(도밍고)씨는 『재벌들이 정부로부터의 온갖 혜택과 탈세, 근로자들의 희생위에 기업을 성장시켜 놓았으면서도 그 이익을 사회에 환원 시키기는 고사하고 그 돈으로 언론과 권력을 사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작태야 말로 나눌줄 모르고 자기만을 아는데서 기인한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교포 2세 박모씨는 『한국이 공산주의가 안되고 이렇게 남아 있는 것이 참으로 이상하다』며 좀더 공정한 분배로서 빈부격차의 해소를 지적하기도 했다.
빈부격차 해소에 의한 나눔외에도 각자가 맡은바 제위치에 서서 행하는 나눔이 그 어떤 가치의 나눔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인색해야 할 것으로 믿어지고 있다.
■ 교회내에서의 나눔
서울대교구장 김수환 추기경은 연초 사목지침에서 『교회건물을 짓기 위한 부지 매입이나 과소비를 추방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데 힘쓰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 추기경은 또 『이 시대의 병폐인 과소비가 교회에도 분명 있을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의 척결을 위한 노력을 경추할 것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이것은 곧 교회의 본질이며 복음의 근본정신인「나눔」을 더욱 충실히 실천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교회 일각에서도 이와 같은 매락에서 부유한 교구는 보다 가난한 교구를, 재정 형편이 넉넉한 본당은 가난한 본당을, 도시본당은 농촌본당과의 나눔을 더 확대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사실 서울대교구내 각 교회에서 타 교회나 단체 또는 개인을 돕는데 지출한 금액은 전체 지출금액의 8.25%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보고돼 앞으로 이웃을 돕는데 더 과감한 투자가 요청되고 있다.
또 청빈을 허원하고 있는 수도원간에도 그 나름대로의 노력을 통해 나눌줄 아는 자세로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인천 어느 수도원의 한 신부는 『수도원들이 애긍과 희사, 고유사업 등으로 재산을 늘려 나눔에는 인색할때가 많다』며 『수도원 예산의 몇분의 일이라도 어렵고 가난한 수도원을 위해 나누어 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한국교회는 지난 89년 세계 제44차 성체대회를 계기로 「한마음운동」이 펼쳐지면서 신장이식 헌혈 입양결연 등의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등 정신적인 나눔에 있어서는 비교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결과로 작년 11월까지 헌안등록자 4천3백80명 헌혈자 8만여명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러한 나눔에 대해 서울대교구 사회복지회 최선웅 신부는 『예수님이 성체를 통해 피와 살을 나눠주셨듯이 신자들도 나눔의 정신을 생활화 해야 한다』고 말하고 『나눔은 가진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없는 가운데 서로 나누려는 마음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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