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성직자묘역을 참배한 후 용산성당에서 공동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한 새사제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홍보국 제공
“선배님, 저희 왔습니다. 착한 목자로서의 삶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저희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3월 6일 오후 6시 서울 용산 성직자묘역. 서울대교구·의정부교구 사제와 순교복자성직수도회를 비롯해 골롬반외방선교회 한국외방선교회 등 수도회 소속 사제 38명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모두 올해 2월 사제서품을 받은 새사제들. 서품 후 첫 동기 모임 자리였다.
새사제들은 특별히 조선대목구 초대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 묘소 앞에서 함께 기도하며 사제로서의 소명과 다짐을 새롭게 했다.
묘소 참배 이후 용산성당(주임 염수의 신부)에서 공동 집전으로 미사를 봉헌했다. 미사에는 많은 본당 신자들도 참례, 사제의 길을 시작하는 새사제들을 위해 마음을 모았다.
이날 용산 성직자묘역에서의 모임은 사제품 전 피정에서 지도를 맡았던 손희송 주교(서울대교구 총대리)의 조언이 계기가 됐다.
“대통령들이 당선 후 첫 공식 행보를 선배 대통령 묘소가 있는 현충원에서 시작하곤 하는데, 사제들도 성직자 묘역에 계신 초대 교구장 브뤼기에르 주교님을 찾아뵙고 마음을 다진다면 참 의미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새사제들은 손 주교의 당부를 잊지 않았고, 첫 동기 모임 장소를 용산 성직자묘역에서 갖기로 의견을 모았다.
함께한 38명 사제들은 신학교에서 한솥밥을 먹은 동기들이다. 사제품 전 피정에 참석했던 서울대교구·의정부교구 새사제들이 수도회와 선교회에서 사목 중인 동기 사제들을 초대하면서 이번 모임이 이루어졌다.
이현재 신부(서울 목5동본당 보좌)는 “요즘 사제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본당에서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 이것은 모두 하느님의 덕이고, 좋은 선배를 둔 덕분”이라면서 “선배 사제들이 남겨놓으신 발자국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겸손하게 이 길을 걸어 가겠다는 기도를 봉헌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