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신임 총장으로 취임한 원종철 신부는 ‘나를 찾는 대학, 기쁨이 있는 대학’을 강조했다.
‘나를 찾는 대학, 기쁨이 있는 대학’. 지난 1월 5일 가톨릭대학교 총장으로 취임한 원종철 신부가 취임사에서 강조한 대목이다. 심각한 청년실업으로 거의 모든 대학이 ‘취업사관학교’로 전락한 현재, 바람직한 대학교육 방향과 가톨릭대가 펼쳐나갈 교육철학을 신임 총장 원종철 신부에게 들어봤다.
“요즘 학생들은 ‘나’에 대해 잘 모르면서, 남을 따라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에만 몰두하고 있어요. 스펙이 중요하긴 하지만, 아무런 철학 없는 스펙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지요. 우리 가톨릭대학교는 교양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먼저 ‘나’를 찾고, 스스로 미래를 탐색하고 선택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원 신부는 “교육이란 근본적으로 자신이 갖고 있는 탈렌트를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면서 “학생들이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잠재력을 발견하고 자아실현으로 이를 꽃피워 기쁨과 희망을 찾도록 돕는 것이 바로 가톨릭적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원 신부는 ‘교양교육’을 강조했다. 취업난 때문에 각 대학들은 학생들의 취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스펙과 교육과정을 제시하며 학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 신부가 강조하는 교육 방향은, 세속적인 시선으로 보면 시대에 뒤떨어지는 대안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가톨릭 교육 전문가로 오랫동안 경력을 쌓아왔던 원 신부의 실천 의지는 단호하다.
1986년 사제품을 받은 원 신부는 동성중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 1990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1996년 템플대학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은 원 신부는 2009년까지 가톨릭대학교 교직과 교수로 활동했다. 이후 서울대교구 사제평생교육원 원장을 역임하고, 지난 1월 가톨릭대학교 제7대 총장에 취임했다.
원 신부가 교양교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 근본에 그리스도적 가치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원 신부는 “우리 가톨릭대는 진리의 원천인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전해야 할 사명을 갖고 있다”면서 “다양한 교양교육을 통해 가장 가톨릭적인 가치인 사랑과 봉사로 가득한 인재를 키우는 것이 우리 학교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원 신부는 지난 취임사에서 장학제도 개선 방향도 언급한 바 있다. 원 신부는 “교회가 학교를 운영하는 이유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가난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라면서 “교육을 통해 ‘부의 세습’이 진행되는 현 사회에서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가톨릭대는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중심으로 지원하던 장학금을 가난한 학생들에 대해 우선 지원하도록 재편성한다. 학비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학업에 집중하기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함으로써, 모두가 공정하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정의로운 대학 풍토를 만들기 위해서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이라는 말은 가난함 속에 행복의 의미가 있다는 뜻입니다. 인생의 초점을 자기 자신의 이익에만 두지 말고 이웃과 세상에 대한 ‘사랑과 봉사’에 둔다면 스스로 행복과 기쁨의 의미를 알게 되고 인생에서 보람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