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신부는 2년 여의 노력 끝에 3월 12일 착공식을 가진 아시아의 등대가 “이주사목의 새로운 개념”이라고 강조한다.
“‘아시아의 등대’ 문화이주센터를 통해 이주민과 선주민들이 주민, 이웃, 친구로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하나가 되길 기대합니다.”
의정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파주 엑소더스’(이하 파주 엑소더스) 위원장 이상민 신부는 3월 12일 착공식을 가진 파주 문화이주센터의 산파 역할을 했다. 공사가 시작되자, 지난 2년 동안 지역 시민사회단체와 자치단체, 그리고 주민들과 따뜻한 협력과 연대를 이뤘던 시간들이 떠올라 감회가 더욱 새로웠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요. 앞으로 더 많은 열의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 첫 시작은 이주민과 선주민, 문화예술가들과 시민단체들, 그리고 공무원들이 모두 참여하는 열린 토론입니다.”
이주민들을 포함해 지역 사회의 모든 주체들이 참여하는 ‘라운드 테이블’은 복합 문화 공간인 ‘아시아의 등대’ 센터에서 추진할 첫 프로그램이다. 이 열린 회의를 통해 지역 사회와 주민들이 평화와 공존을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다음 관심사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엄마 나라에 대한 자긍심과 정체성을 올바로 갖출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이주민 가정의 경우, 아이들이 종종 엄마 나라에 대한 자부심을 잃곤 합니다. ‘엄마 나라 동화 읽기 모임’ 등을 통해 그 아이들의 자존감을 키워주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신부는 ‘아시아의 등대’가 이주사목의 새로운 개념이라고 강조한다.
첫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없이 강조했듯이 교회 안에 머물지 않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말씀과 실천이다. 지역의 시민사회단체 및 문화예술계와의 긴밀한 연대와 협력은 ‘아시아의 등대’가 추진하는 주요 개념이기도 하다.
“아시아의 등대는 어느 누구의 것이 아닙니다. 참여하는 모든 이들의 것입니다. 등대처럼 이 센터가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가 교류되고, 친교와 일치가 다져지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둘째는 시혜자와 수혜자의 관계가 아닌 선주민과 이주민이 서로의 다양한 문화를 통해 소통하고 공감하는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주사목센터 건축에도 이 같은 취지를 담아냈다. 1층에서부터 2층과 3층의 열린 공간을 구성하는 강당, 3층 테라스를 지나 옥상 텃밭과 그 위를 덮은 지붕까지 곳곳을 등대의 역할과 모습으로 형상화했다.
“노래와 춤, 그림이 없는 나라나 민족은 없습니다. 언어의 장벽을 넘어 다른 민족에게 감정과 감동을 전달할 수 있지요. ‘아시아의 등대’는 바로 이러한 문화센터 역할을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