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사도 베드로, 개막 한달 앞둔 연습 현장을 가다
4월 20일 첫 무대… 젊은 배우들의 열정, 연습실을 달구다
“다 사기 치는 거야. 비린내 쩌는 어부한테 뭘 바래? 메시아가 우리의 고통을 알아? 어제 밤새 허탕 쳤어. 죽도록 일해도 이 생활인데. 뭐가 달라 질 건데, 뭘 해 줄 수 있을 건데?”
어부 생활을 하던 베드로는 열심히 일해도 좀처럼 형편이 나아지지 않는 삶 속에서, 세상에 대한 불신과 불만을 지닌 채 살아간다. 그러던 중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 그의 제자가 된다.… 그러나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시는 모습을 보고, “그 사람을 모른다”고 말한다.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던 베드로였지만, 돌아가신 예수님 앞에서는 울부짖으며 자신의 행동을 뉘우친다. 상심에 빠져 낙향한 베드로. 그 앞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나타나신다. “베드로야,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내 양들을 돌보아라, 내가 너와 영원히 함께 있겠다.”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를 체험한 베드로는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부활의 증인으로서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선교의 삶을 살아간다.(창작뮤지컬 ‘사도 베드로’ 시놉시스)
3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가톨릭문화기획 ‘IMD’ 연습실에서 창작뮤지컬 ‘사도 베드로’ 출연진이 함께 모여 노래 연습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베드로 역을 맡은 배우 장대성씨와 요한 박훈영씨, 야고보 최종현씨, 유다 임형규씨, 마리아 막달레나 정문주씨, 예수 강대영씨. 사진 박원희 기자
“너는 베드로다.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마태 16,18)
첫 번째 교황이자 예수 그리스도의 으뜸 제자였던 베드로 성인은 예수님 부활 이후 사도들과 함께 그리스도교 복음을 전한 최초의 증인으로 불린다. 가톨릭신문(사장 이기수 신부)이 창간 90주년을 맞아 4월 20일 대구 범어대성당 드망즈 홀에서 막을 올리는 창작뮤지컬 ‘사도 베드로’는 이러한 베드로 성인의 면모를 뮤지컬이라는 장르 안에서 음악과 극으로 새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을 기념하고 교회의 복음화 사명에 힘을 보태기 위해 기획된 ‘사도 베드로’는 ‘한국교회와 함께 한 90주년, 세계교회로 향한 100년’을 바라보는 가톨릭신문이 가톨릭 언론으로서 지녀야 할 면모를 새롭게 가다듬는 기회가 될 것이다. 특별히 교회 안팎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요즈음, 교회의 반석으로 주님 말씀에 진심으로 순종하고 따랐던 베드로 성인을 재조명함으로써 개막 전부터 전국 신자들의 관심과 호응을 모으고 있다.
한국교회 언론 사상 처음 마련한 창작뮤지컬이라는 점에서도 문화 창작의 발판이 부족한 교회 문화계에 신선한 의미를 던지고 있다.
“우리가 이 일에 증인들입니다. 우리가 이 일에 증인들입니다. 땅 끝까지 복음을 들고 나가리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로에 위치한 가톨릭문화기획 IMD(대표 박우곤, 지도 서유석·현요안 신부) 연습실에서는 요즘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가톨릭신문 창간 90주년 창작뮤지컬 ‘사도 베드로’의 노래와 연기 연습이 진행된다. 하루 9~10시간씩 출연 배우 6명과 연출자, 스태프들이 발성에서부터 연기 노래 안무 연습까지 촌음을 아끼며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특히 배우들은 치열한 연습 속에서도 매일 빼놓지 않고 복음 묵상 시간을 갖는다. 복음서와 베드로 전 후서를 매일 두 장씩 함께 읽어가는 모습에서 극을 준비하는 단원들의 마음 자세와 결의가 느껴진다. 창작뮤지컬 ‘사도 베드로’의 본 모습이 배어나오는 부분이기도 하다.
‘사도 베드로’의 구성은 크게 4가지 단계로 나눠진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했던 사람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나고, 사람 낚는 어부로 새롭게 태어나, 십자가 앞에서 배신과 회개의 과정을 거쳐, 순교로 예수님의 뜻과 영광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여기서 관객들이 느낄 수 있는 메시지는 교회의 첫 교황이자 주님께 첫 부름을 받은 사도 베드로의 삶이 우리와 같은 평범함 속에서 시작됐다는 것이다.
그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하는 과정과 회개는 일상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러한 베드로 사도 이야기는 평범한 우리들이 주님을 더욱 가깝게 만나고 부족함과 연약함을 딛고 새롭게 일어서는 희망으로 다가온다.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되는 ‘사도 베드로’는 총 16개 장면으로 이어지며 세미뮤지컬이라는 장르적 특성에 따라 주제곡 ‘사도 베드로’를 비롯해서 ‘갈릴래아 호수’, ‘예수님이 말씀 하신다’ 등 11곡의 창작 노래가 곁들여진다. OST 음반은 3월 중순 경 녹음을 마치고 개막 공연에 맞춰 출시될 예정이다.
아울러 전국 각 본당 기관 단체의 신청을 받아 진행될 ‘찾아가는 공연’은 문화적인 나눔과 신자 재교육의 자리로서도 의의가 크다.
이번 공연은 1차(4~5월), 2차(9~11월)에 걸쳐 진행된다. 4월 20일 대구 범어대성당 공연을 필두로 대전(4/28~30), 서울(5/4~7), 광주(5/12~14), 부산(5/26~28) 지역에서 공연이 이어진다. 공연시간은 90분.
※문의 02-778-7671~2(가톨릭신문사), 02-2269-3217(가톨릭문화기획 IMD)
■ 상반기 공연 일정
4월 20일(목)~23일(일) 대구 범어대성당 드망즈 홀
4월 28일(금)~30일(일) 대전 성모여고 메리워드 홀
5월 4일(목)~7일(일) 서울 CY씨어터
5월 12일(금)~14일(일) 광주가톨릭대학교 평생교육원 대건문화관
5월 26일(금)~28일(일) 부산 남천성당 푸른나무 대강당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