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집 아주머니는 자기 언니가 아직 미혼인데 형부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모되실 분도 사위를 삼고 싶은데 본인 마음은 어떤지 당장 인천으로 가서 자기딸과 맞선을 보고 결정짓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했다. 혼인 말이 처음있는 것은 아니지만 뜻밖의 일로 그는 어리둥절하고 따라가서 만나본 결과 현재 산업은행 행원이며 나이는 31세, 자기로서는 과분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올해 요한이 나이는 36세이다. 장모 되실분이 본인들만 좋다면 4월중에 혼인을 맺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바짝 서둘러서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혼인이라 한동안 고민도 많이했다. 5년 계획으로 2천만원짜리 적금을 붓고 있던중이라 사실 돈도 없었다. 지금 분위기로 보아 약혼녀에게 요한이가 과거를 말하지 못한채 넘어가려는 것을 일부러 불러가지고 혼인전에 여자에게 과거를 말하고 편하고 깨끗한 마음으로 혼인성사 받을 준비하라고 말했더니 그대로 했다.
여자에게 고백한 결과 과거가 무슨 문제이냐 이해할 수 있다고 하면서 우리 둘이만 알고 있기로 서로 약속하고 가벼운 마음을 갖게 되었다. 그의 탈선은 오로지 결손 가정에서 비롯된 것이고 또 태아에서부터 잘못이 있었으며 첫째는 어머니 사랑결핍에서 온 공허감이 성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끼침을 생각할때 애석하다.
그는 시외전화인데도 거의 매일 저녁 전화를 걸어왔다. 때로는 부담이 될 정도로 전화를 했다. 『어머니 저예요』 『지금 뭘 하고 있니?』 『성경읽고 묵주기도하고 성가도 부르고 그러다가 어머니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고 했다. 『어머니 저는 지금 석재사에서 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대우 잘 해주는 곳을 따라 다니다 보니 요즘은 1백20만원으로 월급이 올랐다』고 한다.
오늘의 혼인은 평소 그가 성실하고 착실하게 또 단정하게 살아온 대가로 하느님으로부터 주어지는 당연한 축복이라고 나는 생각하며 감사드린다.
사형수 자매 결연자 어머니들과 사목회 부인들, 추영호 신부님 등이 후원해 주셨다. 그리고 결혼 1주일 앞두고 압구정동 사회복지분과 회장님께 전화를 걸어 우리 아들이 장가 가는데 좀 도와주시지 않겠는가? 고 말씀 드렸더니 선뜻 50만원을 내 구좌에 넣어 주셨다. 또 금호동 신자들이 잔치준비도 해주시고 여러신자들의 아낌없는 후원으로 첫선 본지 45일 만에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풀려 적금 해약한 돈중 1백만원으로 혼인 예물을 교환하고 금호동 성당에서 서춘배 신부님의 주례로 다니엘 수사님이 혼인 증인을 서시고 혼인성사를 받았다.
모든 것을 간소화 하려는 본인들의 뜻과는 달리 어른들의 배려로 2박3일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다녀와서 셋방을 다시 얻고 이사하여 조촐한 신혼 살림을 시작하였다. 누가 물으면 어느 부자 부럽지않게 살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정말 꿈같은 아름다운 결혼식이었고 하느님의 영원한 축복속에 성가정이 될것을 축원한다.
인수의 경우를 통해 나는 적극적인 교화활동으로 하느님의 은총과 진정한 인간의 따뜻한 사랑에 의해 사람은 분명히 변화될 수 있음을 다시한번 깨달았으며 재소자 교화사업에 더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 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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