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11월생. 금년나이 47세. 본명 데레사. 71년 11월 17일 영세. 14년간 줄곧 재소자선교활동.
최명조씨(대구 삼덕본당) 삶의 이력은 대충 이러하다. 이 가운데 「14년간 재소자선교활동」이 눈길을 끈다. 특히 최씨가 상대해온 재소자들은 말만 들어도 섬뜩함을 느끼는 사형수들. 이것만 봐도 최 데레사씨가 벌여온 10여년간의 재소자선교가 순탄치않았으리라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최씨가 처음 이 일에 뛰어든 것도 그 나름대로 기이한 사연이 있다.
78년 어느날. 남편의 급작스런 죽음은 최씨에게 이제 혼자가 되었다는 불안감과 이 세상살이의 무상함을 함께 안겨주었다.
『남편의 죽음을 보면서 과연 내가 지금 이순간에 죽는다면 하느님 대전에서 내가 살아온 인생에 대해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이 여기에 이르자 최씨는 온갖 좌절과 인간적 외로움을 훌훌 털고 일어설 수 있었다. 그리고는 『이제부터 하느님 일이 최우선이다.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있는 일을 찾아나서자』고 단짐했다.
본당교우인 송 카타리나씨의 권유로 대구교도소를 찾은 최 데레사씨는 이곳에서 자신이 평생을 두고 해도 못다할 하느님의 일을 발견했다.
『싸늘한 콘크리트 감방속에 웅크리고 앉아 절망과 불신의 눈빛만 보이고 있는 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건 하느님의 말씀과 따뜻한 인간의 사랑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러나 막상 이들에게 다가가기란 쉽지가 않았다. 『그들은 어지간해선 마음을 열지 않을뿐더러 매사에 비관적이었습니다. 게다가 여자몸으로 그들을 마주 대한다는게 처음엔 두렵기도 했었습니다』. 그럴수록 최 데레사씨는 이들의 마음에 혹 상처주지나 않을까 말과 행동을 조심하며 그들이 진심을 알아줄때까지 더욱 가까운 친구가 되고자 노력했다.
최 데레사씨가 그동안 만난 사형수는 모두 8명. 이중에 비오ㆍ마지아ㆍ아만다ㆍ시몬 등 4명은 이미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배를 탓다가 우발적 사고로 살인을 하게된 비오, 사형전 자신의 안구를 기증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했던 시몬 등 이들에 대한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최씨는 눈시울을 붉히게 된다.
『그들이 사형당할때의 고통은 이루 말로 표현할수가 없습니다. 죄는 밉지만 인간은 미워할 수 없다는 말을 절감했습니다』. 이들의 시신을 범물동 묘지에 묻고 돌아올때마다 최씨는 『사형제도만큼은 꼭 폐지되어야 한다』고 몇번이고 되뇌었다.
그들 한사람 한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는듯 눈가에 이슬이 맺히는 최씨는 『그래도 그들이 신앙을 가진 후로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에서 해방되고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기쁨이고 이것이 곧 하느님께서 저의 보잘 것없는 활동에 보답해주신 백배의 상급이 아니겠느냐』고 말한다.
타고난 체질이 약해 몸이 불편할때가 가장 힘들었다는 최씨는 그럴때마다 기다리고 있을 재소자들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뛰었고 그래서 지금까지 약속한 방문은 한번도 빠진적이 없다는 것이 그에게 큰 보람으로 남는다.
『되돌려 받을 수 없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이 진정한 나눔이겠지요. 그 대표적인 사람들이 바로 재소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편을 잃은 대신 하느님을 더욱 가까히 체험케 해주신 은총에 한없이 감사드린다는 최 데레사씨는 그간의 경험에서 터득한 나름대로의 선교론을 펴기도한다. 『행동없는 신앙은 무의미합니다. 물적 지원도 중요하지만 직접 찾아가서 그들과 대화하고 손한번 잡아주는게 참 의미가 있는 것이고, 이것이 진정한 선교이고 사랑이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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