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본당의 간판 얼굴」이라고 알려진 본당사무장. 화려한 애칭에 걸맞게 본당사무장의 업무는 성직자에 버금가는 중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당사무장은 성직자보다 신자들을 더욱 빈번하게 접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본당사무를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당의 활성화를 논할 경우 사무장을 제외할 수 없다』고 강변한 서울 양재동본당 이범옥 사무장(필립버ㆍ53세)은 신자 및 성직자들의 사무장에 대한 올바른 인식 및 협조가 곧 본당 활성화의 디딤돌 역할의 중요한 몫이라고 강조한다.
사실 본당이라는 틀안에서 신자들이 가장 쉽게 접하고 또 본당의 궁금한 사항을 문의해 볼 수 있는 인물을 본당사무장이 단연 1순위에 꼽힌다.
그러나 이같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본당사무장의 다른 이면 즉 애로와 노고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신자는 그렇게 많지 않고, 이들에 대한 교회의 정책적인 배려도 몇몇 교구를 제외하고는 등한히 하고 있음도 엄연한 현실로 분석되고 있다.
『사무장 재직 10여년이 경과할 때까지 끊임없이 이직을 생각하곤 했다』고 털어놓은 이 사무장의 솔직한 표현을 사무장직이 그렇게 녹녹치 않음을 함축적으로 나타내 준다.
사무장 재직 22년째를 맡고 있는 이 사무장은 『본당 사무장직은 본당 행정의 중추이자 온갖 본당대소사에 연결돼 있는 비중있는 직책』이라고 사무장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사무장의 일터와 맡고 있는 업무가 색다를 뿐 사무장도 가장으로서 가족을 부양해 나가야 하는 생활인이자 사회인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사무장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해주길 당부한다.
이와함께 『사무장 신분 및 임금에 대한 교구 전체의 통일체제가 없어 주임사제의 인사이동에 따른 신분 및 대우에 대한 불안정한 심리가 사무장들에 있는것이 사실』이라는 이 사무장은 『교구차원에서 사무장들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아쉽다』고 토로한다.
사무장에 대한 올바른 인식 및 대우라는 측면에서 이 같은 점을 제시한 이사무장은 사무장으로서 보게되는 신자들의 장단점을 함께 지적해 준다.
『사무장직을 오랜기간 맡다보면 본당신자들을 폭넓게 알게된다』는 이사무장은 『신자들이 본당생활을 하는데 있어 성직자에 너무 밀착되고 싶어하는 행동이나, 신심행위 또는 사회적인 신분등을 통해 자신을 지나치게 돋보이려는 태도 그리고 신자들끼리 양보심이 없는 행동등은 지양해야 하는 행위』라고 꼬집는다.
특히 차를 타고 오는 신자들끼리 주차공간 때문에 다투는 것이나 바쁜일 있어 자신의 순번을 기다리지 못하는 태도등의 이기적인 행동은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점들이라면서 『신자들간의 우의와 질서ㆍ양보심 함양은 반드시 필요한 덕목』이라고 제시한다.
반면 『가족들이 함께 미사참례하러 나오는 가족들은 교무금 납부 판공성사신자로서의 표양 등 여러면에서 뒤쳐지지 않는 것을 보게된다』면서 『신자들이 가족단위별로 본당생활을 할 수 있도록 권장하고 싶다』고 의견을 내놓는다.
서울 삼각지본당, 한강본당, 이태원본당을 거쳐 현재의 양재동본당에서 사무장직을 수행하고 있는 이 사무장은 또 『신자들의 행동표현이 과거와 비교할 때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유일하게 교무금 및 헌금에 인색한 것은 변함없다』고 지적하면서 『교무금은 신자들의 의무이자 권리라는 점을 감안, 적극적인 관심이 요청된다』고 말한다.
아울러 『대입예비고사 시기에는 신자수와 신자들의 행동도 달라지는 것을 많이 보게된다』는 이 사무장은 『교회안에서 나타날 수 있는 기복적인 신앙을 배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편 이 사무장은 『사무장직이 본당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큰 몫임을 알게 됐을 때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면서 『사무장 직을 하고 있는 동안에는 자신의 마음을 비우고 일에 임해야 된다』고 사무장직 수행의 자세를 일러준다.
아울러 『기도생활도 잘하지 못했던 자신이 나눔생활의 즐거움을 알게된것이 사무장직을 통한 최대의 기쁨』이라는 이사무장은 『직업이라는 개념의 사무장직도 중요하지만 신앙을 겸비한 본당의 일꾼이라는 측면도 큰 역할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사무업무 처리의 효율성을 위해 주임사제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는 사무장에게 업무의 전결권을 주는것도 본당의 효율적인 운영에 도움이 될것이라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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